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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뉴스데스크

급박했던 붕괴 직전 영상..모든 게 '양호'

(앵커)

광주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붕괴 사고와 관련해,
붕괴가 시작된 상황을 담은 공사현장의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하지만 감리업체가 지난 달까지 낸 보고서에서는
공사와 자재 모두 양호하다고 평가내렸고,
사고가 난 고층에 대한 안전점검은
이달 말에 예정돼 있었습니다.

우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아파트가 붕괴되기 10분 전 쯤
광주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39층 공사현장입니다.

눈발이 흩날리고 바람이 거세게 부는 날씨에
노동자들이 콘크리트 타설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콘크리트가 아래로 흘러내리며
음푹 패이고, 무게를 견디지 못한 듯
거푸집이 '쿵' 소리를 내며 위로 튑니다.

중국인 노동자들은
짜증 섞인 한탄을 내뱉습니다.

* 현장 작업자
"아… 무너졌다, 무너져. "

39층 바닥이 서서히 내려앉자
노동자들은 서둘러 대피했고,
그 직후 아파트는 무너져 내렸습니다.

* 콘크리트 타설 업체 관계자
"그냥 '쿵' 소리나고 해서 자기(작업자)는 피한 것밖에 없다고…"

아파트 최상층인 39층에서 작업하던
콘크리트 타설 업체 관계자가 촬영한 이 영상에는
천장 상판인 슬래브와 거푸집을 이루는 구조물이
콘크리트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붕괴가 시작된 정황이 그대로 담겼습니다.

하지만 감리와 안전점검 전문가는
문제조차 인식하지 못 했습니다.

사고 한달 전 광주 서구에 제출된 4분기 감리 보고서엔,
사고가 난 옥상 골조 공사의 품질이 확인됐고,
시공의 정밀성도 확보됐다고 돼 있습니다.

안전점검 업체는 착공 초기와
건물이 15층까지 올라갔을 때 각 한 번씩만
콘크리트 타설과 거푸집 설치가
제대로 됐는지 점검했습니다.

정작 사고가 난 23층부터 38층에 대한
안전 점검은 골조공사가 다 끝나는
이달 말 쯤 예정돼 있었습니다.

* 송창영 / 광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이런 안전 점검과 구조 감리 제도가 있는데
이거를 소위 좋게 얘기하면 현대산업개발의 협력업체고
나쁘게 얘기하면 소위 기생하고 있는 용역회사들이 과연 제 역할을 했을까."

다만, 이 영상만으로 붕괴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이번 사고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을 형사입건하고,
감리업체 책임자에 대해서도
출국 금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또 골조 공사를 맡은 하청업체 3곳에 대해서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했습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이계상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장

"초심을 잃지않고 중심에 서서 진심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