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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뉴스투데이

술집 닫으니 몸살 앓는 공원..'실종된 시민의식'

(앵커)

밤 10시 이후 영업 금지가 지속되고
날씨도 선선해지면서
도심 공원이 밀려드는 음주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코로나 감염 우려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쓰레기 무단 투기로
환경 오염까지 부추기고 있습니다.

강서영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3일 밤 순천 조례호수공원.

연휴가 끝난 평일인데도
돗자리를 펴고 음주를 즐기는 시민들이 많습니다.

음식을 먹다 보니 마스크를 쓴 사람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공원 이용객
"뭐랄까 좀 집에 가기 아쉬운. 뭐 한잔 하고.
방역지침 지키면서. 이렇게 한잔 하고 싶은 거겠죠?"

식당과 술집이 문을 닫는 밤 10시가 지나자
귀가를 유도하기 위해 공원의 모든 조명이 꺼집니다.

하지만 배달 오토바이는 더 분주하게 음식을 전달하고.

술병이 든 봉지를 손에 쥔 채 돗자리를 펴는 시민들은
오히려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산책이나 운동을 하는 시민들은
혹시라도 코로나가 전파될까 불안한 마음입니다.

*공원 이용객
"박수치고 노래부르고. (연휴 때는) 자리가 빼곡했다니까요.
빨리 가서 자리잡자, 하면서 택시 내려서. 젊은이들이.
야 자리 없다 자리 없다. 막 이럴 정도로."

실내외 마스크 착용이 의무인 상황에서
식당이 아닌 공원에선 원칙적으로
식사를 하기 위해 마스크를 내릴 수 없습니다.

담당 공무원이 계도에 나섰습니다.

방역 지침이 복잡하다 보니
현장에선 혼선을 빚어 반발도 만만치 않습니다.

"아직도 자리를 치우지 않았네요?"
"어 그런데 시에서 하는거 이건 뭐에요? 10월 3일까지 4인 이상 된다는 말은?"

*최희섭 / 순천시 공원관리팀장
"행정명령 상에선 마스크를 벗을 수 없는 공간이기 때문에
현재 단속은 다 가능합니다. 가능하지만. 실질적으로
또 과도한 단속이 과연 능사냐."

밤이 깊어지면서
취기가 올랐는지 취객들의 고성이 이어지고
바닥엔 쓰레기가 나뒹굴기 시작합니다.

한 미화원이 아예 돗자리 채 버려진 쓰레기를
치우고 있습니다.

드문 일은 아니라는 게 미화원의 설명입니다.

*공원 미화원
"초저녁에는 사람들이 술이 안 취했잖아요. 좋게 먹고 가.
살살 한사람씩 빠지면 그냥 그대로 (쓰레기) 놓고.
술이 한잔 되면은."

*공원 미화원
"아침에 오면요. 이 주변이 (쓰레기로) 새하얘요."

산책이나 휴식을 위해
모든 시민들에게 개방된 공원에 음주객들이 몰리면서
코로나 전파 우려는 물론 쓰레기까지 넘쳐나는 상황.

순천시는 앞으로
공원 내 계도와 단속을 강화하겠다며
공원에서는 5인 이상 집합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MBC뉴스 강서영입니다.

강서영
여수MBC 취재기자
광주지법 순천지원 순천경찰서 고흥경찰

"MBC 뉴스 강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