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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올 때마다 토사 피해".. 산지 태양광 피해

(앵커)

태풍이나 장마철 큰 피해가 우려되는 곳은
바로, 산사태 취약 지역인 산지 마을입니다.

고흥의 한 산지 마을 역시 이번 태풍으로
도로와 농장이 토사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는데요.
주민들은 산지 태양광 발전사업을 하겠다며
산비탈을 무리하게 깎은 탓이라고
분통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조희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고흥군 동강면의 한 마을,
밭작물이 붉은 토사에 파묻혔습니다.

과수는 전부 땅으로 떨어졌고
도로는 흙탕물로 뒤덮였습니다.

범람한 하천은 온통 황토색으로 변했습니다.

태풍 오마이스가 휩쓸고 간 아침,

간밤의 폭우로 인해
토사가 농장으로 쓸려들어와서
이렇게 보시는 것처럼 종아리까지 쌓였습니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 같은 현상은
지난 4월 마을 바로 뒤 산비탈에서
태양광 발전 공사가 시작된 이후,
올해만 벌써 5번째입니다.

반복되는 토사 피해에
밭 작물이나 과수 농사는 물론,
닭이나 오리 같은 동물도
키울 수가 없습니다.

* 소순영
"(전에는 피해가) 전혀 없었죠. 이보다도 더 비가 더 많이 오고 그래도
맑은 물이, 양만 많다뿐이지 흙탕물이 안 내려오니까.
(지금은) 우리 농장이 전체적으로 피해가 나버린 거죠."

산업통상자원부는 이같은 산사태나 토사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산지 태양광 발전사업 허가기준 경사도를 15도로 지정했습니다.

하지만 이 산비탈의 경사도는
한 눈에 봐도 70도 이상입니다.

어떻게 허가가 났을까.

사업주는 허가기준 경사도가
25도였던 지난 2018년,
20.25도로 계획서를 제출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제출된 계획서를 보고,
고흥군은 현장에 나와보지 않은 채
사업주가 제출한 자료만 받고
사업 허가를 내줬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이무성
"(여기는) 인가, 허가 자체가 날 수 없는 지역이에요.
농지나 임야 부분, 특히 산지 같은 경우를 훼손해서 했다는 데 문제가 있죠.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군민들을 위한다고 한다면 그런 부분들을 막을 수가 있었거든요."

전라남도에 따르면,
도내 산지 태양광 발전시설 238곳은
산사태 위험 1,2등급지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체 산지 태양광 발전시설 중 99%는
현행 경사도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조사돼,
비슷한 피해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MBC NEWS 조희원입니다.

조희원
여수MBC 취재기자
고흥군ㆍ여수경찰
"꼼꼼히 취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