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뉴스데스크

수년 동안 전기 노동하다 피부암.. 산재 인정

(앵커)
전신주 위에서 전기공사를 하는
한전 노동자들은 감전과 추락사고 같은
위험한 노동환경에 노출되어 있는데요,

최근 피부암을 앓고 있던 노동자가
처음으로 산재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랜 시간 햇볕 아래 있는 작업 환경과
산재의 연관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다른 야외 노동자의 산재 판정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을 전망입니다.

임지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60대 노동자인 박병정 씨는
한전의 하청 전기 노동자로
10년 넘게 일했습니다.

10미터 위의 전신주에 올라가
자재를 옮기거나 조립했습니다.

아침부터 해질 때까지 8시간 동안
햇볕에 노출돼 있었습니다.

그러다 4년 전, 눈썹 밑 난 사마귀에서
피가 멈추지 않자,
병원을 찾았는데 '피부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 박병정 / 전기 노동자
"몸이 아프니까 가렵고… 지금 보시면 이 부분을 이식 수술을 받았어요.
햇볕도 따갑고 그러니까 피부가 많이 손상이 된다고 봐아죠…"

햇볕 아래에서 오랜 시간 일을 하다 병이 생겼다고 생각한 박 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를 신청했습니다.

그리고 3년 2개월 만에
산재 판정을 받았습니다.

장시간 햇볕에 노출돼 일하며
피부암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자외선'에
노출된 것이 인정됐습니다.

한전 전기노동자 중
피부암이 산재로 인정된 건 처음입니다.

* 박병정 / 전기 노동자
"염증같이 더 심한 사람들도 있어요. 사실은 저보다도.
지금 그런 분들 다 치료 중에 있잖아요."

국내에선 피부암이 직업성 질환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보니
노동자들도 산재 신청을 꺼려왔습니다.

지난 5년간 광주·전남 한전 전기노동자들의
산재신청의 대부분은 근골격계 질환이고,
피부질환은 3%도 안됩니다.

* 문길주 / 전남노동권익센터장
"노동자들이 '피부암이 산업재해다' 이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는 겁니다.
이제 어떻게 보면 피부암이 산업재해다.
피부암이 직업성 암이다. 이게 이제 알려졌다는 것…"

노동계는 전기 노동자처럼
밖에서 장시간 일하는 노동자들이
6백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임지은입니다.


임지은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뉴스팀 사회*시민 담당

"아무도 보지 않을 때도 주목하겠습니다."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