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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사회뉴스데스크

매뉴얼 안 지키고, 문단속 안 하고..총체적 부실

(앵커)
경찰 수사를 통해
고등학교 시험지 유출 경위가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두 고등학생은 중간고사 이전부터
교무실을 열 번 넘게 드나들었다는데요,

보안 매뉴얼이나 시스템은
형식적으로만 갖춰져 있을 뿐
곳곳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었습니다.

보도에 이다현 기자입니다.

(기자)
당초 알려진 학생들의 교무실 침입 횟수는
중간고사 2차례, 기말고사 2차례 등 총 4차례였습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이들 두 고교생이 교무실에 몰래 침입한 것은
그보다 훨씬 많은 13차례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중간고사가 시작되기 훨씬 전인 올해 3월부터
선생님의 컴퓨터 노트북에 '페이로드'라는 해킹 프로그램을 깔아
자신의 집에서 원격으로 캡처 화면을 받아보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게 여의치 않자 교무실에 드나들며
교사들의 컴퓨터에서 자료를 빼냈던 겁니다.

이 과정에서 학교 측의 보안은 허술했습니다.

경찰 수사에서 일부 교사는
보안 지침을 지키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광주시교육청의 매뉴얼에 따르면
중간·기말고사 자료에 비밀번호를 걸어두고,
시험지 파일을 USB와 같은 이동식 장치에 저장해야 합니다. 

* 조미경 / 광주광역시교육청 장학관
"모든 평가 단계에서 사실은 보안을 철저하게 유지하도록
그렇게 매번 안내를 학교별로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정작 이 학교의 경우
일부 과목 시험지가 하드디스크에 저장돼 있었고
비밀번호가 걸려 있지 않았습니다.

학생들이 야밤에 2시간에서 4시간씩 학교를 누비는 동안
경비를 서는 당직자는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공간 재배치 작업을 이유로 중단됐던 학교 보안 시스템은
1월 중순 이후로 작동됐던 흔적이 없습니다.

* 학교 관계자 (음성변조)
"그 분(당직 교사)은 오로지 학교 저녁에 야간에
지켜주시는 분이시죠. 경비가 주목적이시죠."

시험지를 유출한 학생 가운데 한 명이
미리 준비한 컨닝 페이퍼를 시험 시간에 이용했을 만큼
시험 감독도 제대로 안 됐습니다.

광주시교육청은 경찰 수사와 별도로
감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학교 보안이 총체적으로 부실했던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만큼
관련자들이 행정적인 책임을 피하긴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이다현입니다.

이다현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뉴스팀 사회*교육 담당

"안녕하세요. 이다현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