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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뉴스데스크

102살 강제동원 피해자 대모 "아직도 싸운다"

(앵커)

일제 과거청산 투쟁을 앞장서서 이끌었던
이금주 태평양전쟁 희생자 광주유족회장이
병마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꿈꿨던 진정한 광복을 위해
후계자들이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홍진선 시사pd가 보도합니다.


(피디)

태평양 전쟁이 한창하던 1943년
일본군에 강제로 끌려간 남편이 숨졌을 때
이금주 회장의 나이 스물넷.

그 때부터 이금주 회장의 외로운 싸움은 시작됐습니다.

정부는 물론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지난 1988년
홀로 태평양 유족회를 꾸려 일본을 상대로 지리한 소송전을
벌였고 국내 정부를 상대로는 특별법 제정 투쟁을 전개했습니다.

* 이금주 태평양전쟁 피해자 광주유족회장 (1992년 5월 30일 인터뷰)
"그러나 정부의 청구권은 끝났어도 우리 개인의 청구권은 남아있다 이거지요
내가 꼭 이 돈을 받아야 게 겠다 하는 그 마음보다도 이건 하나의 민주화 운동입니다"

그런 그녀가 지금 지금 병마와 싸우고 있습니다.

치매를 비롯한 각종 노인성 질환으로 올해 102세의
노전사는 지금 사람을 알아보는 게 힘들 정도로
쇠약해졌습니다.

이금주 회장을 따라 일본을 상대로
과거사청산투쟁을 벌이고 있는 후배들이
그녀를 병문안했습니다.

"이금주 회장님~"

비록 완전한 승리를 일궈내지는 못했지만
그녀의 싸움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입니다.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전범기업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대법원이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준지 3년이 지났지만
일본 정부와 전범기업들은 판결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국민들이 불매운동을 전개하며
일본과 계속 싸울 수 있는 건
이금주 회장 덕분이라고 후배들은 입을 모읍니다.

* 이국언 근로정신대 시민모임 대표
"그분들의 울분과 한을 다음세대로 잇고 기억을 재생시켜서
미래에 다시는 그런일이 없도록 하는 역사를 전승하도록 하는 일이 우리사회에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가 됐습니다 "

국회에서도 일제강제동원 피해자를 지원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 윤영덕 국회의원
"이 법에서는 근로정신대의 실태를 조사하고,
할머니들이 겪고 있는 생활상의 어려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있는
생계지원사업, 의료지원사업, 이후 역사를 제대로 알아가기 위한
그런 기념사업들을 정부가 지원하는 그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치마저고리 전사는 비록 병상에 누워 있지만
그녀의 뜻을 이어받은 이들과 국민들은
강제동원의 진상규명과 피해회복을 위해
광복 76년이 지난 지금 그녀와 함께 싸우고 있습니다.

MBC뉴스 홍진선입니다.
홍진선
광주MBC 시사PD

"진심으로 느끼지 못한다면 사람들을 사로잡지 못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