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투데이

이상 고온에 딸기 농가 울상...보험도 무용지물

(앵커)

지난해 가을에 발생했던 이상고온 현상으로
딸기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재배 농가들이 울상입니다.

한해 농사를 거의 망치다시피 했지만
보상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는데요.

농민들의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문형철 기자입니다.


(기자)

딸기를 재배하는 한 비닐하우스.

예년 같으면 수확으로 한창 분주할 시기지만,
작업하는 사람 한 명 없이
하우스 안이 텅 비어있습니다.

주렁주렁 달려있어야 할 딸기도 보이지 않고,
손톱 크기만한 작은 열매들만 간간이 눈에 띕니다.

기존에 심어놨던 모종 대부분이 병충해로 고사해
모종을 다시 심었기 때문입니다.

* 정은자 / 딸기 재배 농민
"거의 다 때워가지고 살려 놓은 게 이 정도에요.
이게 일 년 농사인데 아예 올해는 틀렸어. "

딸기 농가들이 병충해의 직격탄을 맞은 건
지난해 가을, 이상 고온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10월 초 낮 기온이 30도 이상 치솟으면서
모종들의 생육이 불량해져
시들음병이 급격하게 번진 겁니다.

주암지역 딸기 재배 면적의 절반 이상이 피해를 입었고,
심한 농가는 아예 수확을 포기한 채
밭을 갈아엎었습니다.

보험도 무용지물입니다.

태풍이나 침수 같은 자연재해가 아닌,
병충해로 인한 피해로 분류돼
보상을 전혀 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 최유복 / 딸기 재배 농민
"분명히 그때 가을 날씨가 낮 온도가
상당히 고온이 됐기 때문에 그것도 재해가 되지 않냐.
보험회사에 전화해서 왜 안 되냐고 이야기를 해도
안 된다는데 뭐라고 합니까?"

느닷없는 이상 고온에
딸기 재배 농가들은 설 대목조차 기대하지 못한 채
답답한 마음으로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MBC NEWS 문형철입니다. 
문형철
여수MBC 취재기자
광양시 전라남도

"낮은 자세로 경청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