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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걸음 더] 집중취재사회뉴스데스크

섬진강 수해 조사 최종 발표.."맹탕 보고서"

(앵커)

지난해 섬진강 수해의 원인을 두고
댐 방류 때문에 발생한 인재인지
아니면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재난이었는지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이를 밝히기 위해
전문 조사 기관의 용역까지 실시됐지만,
책임 소재를 가리지 애매한 결론 때문에
논란만 가열되고 있습니다.

우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8월 사흘간 쏟아진 집중호우로
2천 1백여 세대의 이재민이 발생한
섬진강 유역.

정부는 조사위원회를 꾸려
홍수 피해 원인과
책임 소재를 밝히기 위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쟁점은 사전방류를 해놓지 않다가
초당 1천 8백톤의 물을 한꺼번에 방류한
인재였다는 주장과,

2백년 혹은 3백년 만에 내릴까 말까 한
비로 인한 천재지변이었다는
수자원공사 측 입장 중
무엇이 옳은지를 가려내는 것이었습니다.

조사를 맡은 한국수자원학회 등은
7개월 만에 결과를 발표하며
중앙정부와 자치단체, 수자원공사의
직간접적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댐 방류에 대한 매뉴얼이 없고
다른 지역 다목적댐에 비해
섬진강댐의 홍수저장역량,
즉 '물 그릇'이 작기 때문이라는 등
법, 제도의 미비점을 강조했습니다.

* 배덕효 한국수자원학회장
"(섬진강댐) 그릇이 워낙 적기 때문에 제도적이나 기술적으로 홍수조절역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

하지만 현장에 참석한 전문가 사이에서는
조사 결과를 납득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섬진강댐 방류로 인한
피해가 얼마나 되는지 빠졌고,

댐 방류로 인한 피해가 분명한데도
책임 주체인 국가물관리위원회와 환경부 등 상급기관에
책임을 묻는 내용도 없다는 겁니다.

* 박영기 전북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사전 방류가 미실시된 부분이 가장 큰 원인이고 초기 수위를 높게 유지해서
홍수기 말에 저수용량을 확보하는 것을 안 했기 때문에 (발생했습니다.)"

구례군을 비롯한 섬진강 유역
주민들의 반발도 이어졌습니다.

주민들은 이번 조사가
구체적인 원인과 책임 주체를 밝히지 못한
'맹탕' 조사였다면서,

지난해 수해 당시 목숨을 건진 소를 이끌고 와
국가가 배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김창승 섬진강 수해원인 조사협의회 구례주민대표
"댐에 대해서 관리 규정은 준수했으나 어쩔 수 없는 그런 부분이기 때문에 복합적으로 작용한 수해다.
(발표된 내용은) 누구 한사람 책임지는 소재가 없고, 주체가 없는 그런 '맹탕' 보고서고 책임 회피용 보고서입니다."

조사위원회는 조사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달 환경부에 이를 최종 보고할 예정인데,

당초 쟁점이 됐던 내용들에 대한
이견이 여전한 상황이어서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우종훈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시사팀 탐사*기획보도 담당

"뻔하게 말하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