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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뉴스뉴스데스크

광주, 그 위대한 연대: 밥을 나누고 피를 나누고 (에필로그)

(앵커)
43년 전 오늘은 전남도청에서
시민군들이 계엄군에 의해 진압된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이후 5.18은 한국을 넘어 세계 핍박받는 민중들을 위한
민주주의의 든든한 등대가 돼주고 있지만 갈 길도 멉니다.

진상규명이 온전히 이뤄지지 않았고
왜곡과 폄훼가 이어지는 와중에
광주 지역내에서 오월단체와 시민단체간
대립과 갈등이 극심합니다.

광주가 보여준 위대한 연대 정신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5.18 43주년 연속기획보도 '광주, 그 위대한 연대'
마지막 순서 송정근 기자입니다.

(기자)
염주체육관 한 켠에 마련된 헌혈 차량.

아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는
태권도 관장들이 소매를 걷어 올렸습니다.

5.18 당시 주먹밥과 피를 나눴던
광주 시민들의 나눔과 연대를 기억하고자
자발적으로 헌혈에 참여했습니다.

* 조기순/태권도 관장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입장에서 저희들이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데 이런 기회가 저희들이
가까운 데서 이런 기회를 찾기가 힘든 것 같아요.
그런데 태권도 협회에서 이런 좋은 기회를 만들어줘가지고.."

헌혈과 주먹밥은 80년 5.18 상징이자
나눔과 연대 그 자체였습니다.

하지만 5.18이 43년이 지난 지금,
연대의 모습이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5.18 공법단체와 시민단체와의
대립과 갈등이 오월 정신을
무색케 하고 있다는 겁니다.

사과하지 않는 특전사들이 군복을 입고
국립묘지를 참배하는 만행을 저질렀다는 사회단체와
특전사도 피해자라고 말하고 있는
부상자회가 갈등에 갈등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5.18기념재단이 두 단체를 중재해보려고도 했지만
오히려 입장차만 확인했습니다.

* 한수진 / 오월정신 지키기 범시도민 대책위원회
“진실된 자기고백과 처절한 자기반성이 없는 참배는
국립5.18민주묘지에 잠들어 있는 오월 영령들을 모독하는 행위입니다.”

미흡한 진상규명과 개별 보상에 따른 연대 약화 등이
갈등과 분열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전두환 신군부가 증거를 인멸한 뒤
국회 청문회 등이 진행됐고,
검찰 수사 역시 사건의 재구성 보다
책임자들의 혐의 입증에 집중돼
진실을 밝힐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쳤습니다.

여기에 책임자 처벌보다 먼저 이뤄진 보상이
선별적으로 진행되면서
80년에 하나가 됐던 광주를 조각내는 데
일조 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 조진태/5.18기념재단 상임이사
"기형적으로 보상 문제부터 시작했죠. 노태우 정부 때
보상 문제만 있었어도 보상을 거부하기도 했었고
일부만 보상을 받기도 했고 그리고 이제 그러면서
보상이 진행되면서 책임자 처벌 문제는 뒤쪽으로 밀렸고.."

5.18은 여전히 많은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당장 대통령이 약속했던
오월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이 지켜질 수 있도록
당정을 압박해야 하고,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폄훼와
왜곡 움직임에도 대응해야 합니다.

불혹을 넘긴 광주 518이
내부의 갈등과 분열을 넘어 연대를 통해
어떻게 광주정신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모색해야 할 시점입니다.

MBC뉴스 송정근입니다.

송정근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뉴스팀 사회*시민 담당 주말뉴스데스크 앵커

"당신의 목소리를 먼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