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속기획보도사회뉴스데스크

5.18기획 광주, 그 위대한 연대: 여성운동

(앵커)
5.18 민주화운동에서
여성들이 어떤 활동을 했는지,
제대로 알려진 지는
불과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여성들은 단순한 조력자가 아닌
적극적인 주도자였고,
후배 여성들은 연대를 통해
이를 배워가고 있습니다.

김초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1980년 5월 27일 새벽.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광주 시내에
한 여성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 박영순 / 전남도청 마지막 방송자 (재연)
"우리 사랑하는 형제, 자매들을 잊지 말아 주십시오.
마지막까지 도청을 사수하겠습니다."

계엄군이 총탄을 퍼부으며
5.18 최후항쟁지 전남도청을 진압하던 그때,
박영순 씨는 그곳에 있었습니다.

* 박영순 / 전남도청 마지막 방송자
"(계엄군이) 어떤 년이 방송했어 나와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옷을 벗겨서 갈가리 찢어 죽인다
그런 소리를 할 적에 제가 그냥 다시 기절했죠."

5.18 민주화운동 선두에 섰던 여성단체도 있습니다.

1978년 결성된
광주·전남 최초의 여성단체 '송백회'는
양심수를 후원하는 등 인권 활동뿐 아니라,
성명서를 낭독하고 화염병을 투척하며
시위대를 이끌었습니다.

* 임영희 / 송백회 회원
"주요 간부 인원들은 거의 27일 새벽까지 같이 했었고,
또 헌혈이나 검은리본 제작, 플래카드, 대자보, 유인물 제작.
화염병 투척을 광주 MBC, 죄송합니다만, 투척을 또 하고..."

"전남도청에서의 최후항쟁을 끝으로
광주가 계엄군에 점령된 뒤,
5.18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여성들은 구속되어 끌려가
극심한 고문을 견뎌야 했습니다. "

하지만 이후에도 여성들은 저항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오월어머니집, 오월민주여성회, 광주전남여성회 등
여성단체들이 생겨났고,
구속자 석방과 5.18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지역 사회와 연대했습니다.

당시 여성운동가들의 활동을
자세히 배우고 연구하고자,
직접 찾아오는 후배 여성들도 있습니다.

* 이슬빈 / 밴더빌트대 사회윤리학 박사과정
"젠더적으로 되게 전통적인 부분에서도 하시고, 그걸 또 깨는 역할도 많이 하세요.
궐기대회에서 이렇게 낭독을 한다든지 시민군들이랑 연대를 한다든지
투쟁을 한다든지 총탄이 휘몰아치는 그런 거리에서..."

또, 여성 단체들은 '5월여성의날'을 제정해,
5.18에 희생된 여성들을 기리고,
당시 여성들의 활동을 함께 알아갑니다.

* 임하영 / 광주여성장애인연대부설 샛터 원장
"너무너무 존경스럽고. 5.18이 외부에서는
왜 5.18을 계속 이야기하지, 그렇지만 광주 시민으로서
5.18의 제대로 된 개념을 알고, 외부에도 알리고..."

당장 죽을 수도,
어디로 끌려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저마다의 역할을 충실히 감당한 여성들.

시대의 어둠 속에서,
두려움을 이기고 서로에게 위로가 된 이들은
그때 얻은 교훈을 후배들에게 전합니다.

* 임영희 / 송백회 회원
"긍정적으로 주관적으로 살아라. 그런 삶이 인생을 관통해서
사는 역동성이 될 것이다."

그리고 민주주의를 위한 싸움에 동참해 주길 당부합니다.

* 박영순 / 시민군 방송 담당
"두 번 다시는 이 땅에 민주화가 후퇴되지 않고 그대로
대동정신을 이어받아서 여성들이 앞장서서 해주시기를..."

MBC뉴스 김초롱입니다.
김초롱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시사팀 탐사*혁신 담당

"더 따뜻하게 더 날카롭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