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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투데이

왕따*학폭 몰아내는 핑크셔츠의 힘 !!

(앵커)

양산의 한 중학교에서
전교생과 교사가 핑크색 옷을 입고
등교하는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행사의 취지는
왕따, 즉 학교따돌림을 예방하기 위한 차원이라는데
어떤 속사정이 있는지 알아봅니다

부산문화방송 정세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등교길의 학생들 사이사이에서
선명한 핑크 빛이 눈에 띕니다.

용기를 내서 친구들과 함께 입고는 왔지만
여전히 어색한 듯 연신 서로를 쳐다보며
웃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사춘기! 싸나이 자존심에 부끄러워
차마 핑크색 옷을 입지 못한 몇몇 남학생들은
집에서 갖고 온 엄마의 고무장갑으로 순간을 모면합니다.

* 김태웅 군 / 양산 중앙중 3학년
" 어머니는 처음에는 이상하게 보셨지만,
핑크셔츠데이에 대한 취지를 말씀드리니까
좋은 뜻이구나 하고 이렇게 인정을 해주셨습니다."

학교따돌림, 왕따 예방을 위해,
양산중앙중학교 전교생과 선생님들이 핑크색 옷을 입고
등교하는 핑크셔츠 데이 행사를 가졌습니다.

* 박세영 / 상담교사
"핑크셔츠데이는 캐나다에서 시작된 학교폭력 예방행사입니다 .
캐나다의 전학 온 학생이 핑크색 셔츠를 입고 왔다는 이유만으로
따돌림을 당하자 주변 학생들이 핑크셔츠를 사서 나눠 입어줌으로써
따돌림을 예방하게 되었다는 것에서 학교폭력 의미가 큰 행사입니다."

2년전 캐나다에서 시작된 행사의 취지를 접한
이 학교 선생님들이 지난해 선생님들만 참가하는 행사를 가졌고
올해는 전교생이 함께 하는 행사로 확대했습니다.

* 장우철 / 양산중앙중학교장
"여태까지 학교의 닫혀져 있던 틀에서 핑크색 셔츠를 입고
장신구를 착용함으로써 학생들이 오늘 하루 만큼은
좀 더 넓은 마음으로 친구들을 아우를 수 있는 좋은 하루가 된 것 같습니다. "

이것 저것 하지마라 ! 투성이인
딱딱한 교칙도 잠시 잊고
핑크색 장신구와 옷으로 한 껏 멋을 내봤습니다.

* 윤지은 양 / 양산 중앙중 2학년
"옷을 준비하면서 생각보다 핑크색이 좀 난해하더라고요.
그래서 난해하길래 어? 어떻게 해야되지? 고민을 했는데
이렇게 애들 다 핑크색 옷을 입고 있으니까
난해한 건 별로 걱정이 안돼 가지고 재미있었습니다."

교무실의 선생님들도 학생들과 같은 색으로 맞춰 입고,
함께 사진도 찍으면서 왠지모를 편안함과 푸근함,
하나가 됐다는 느낌도 받게됩니다

* 김유진 양 / 양산 중앙중 2학년
"되게 재미있고 친구들도 다 핑크색 입고 오니까
뭔가 유니폼 같고, 뭐 맞춤? 그래서 친화력도 생긴거 같아요."

학교따돌림과 학교폭력등으로 어수선한 교육계의 현실에서
작지만 큰 울림의 시작을 보는 것 같습니다.

색채학에서 핑크는 과거 여성과 연민의 상징에서
지금은 용기와 우정의 상징으로 그 의미가 확대된다고 합니다 .

부드러운 핑크색이 주는 신선한 마법의 힘이
학교 교육현장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MBC뉴스 정세민입니다. 
이재원
광주MBC 취재기자
전 뉴스팀장

"기억하겠습니다. 우리가 인간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