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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뉴스데스크

전남 1호 감염병전담병원 환자 '0명'.. 혈세는 재단 지원용?

(앵커)

지난 1월 광양의 한 병원이 전남 최초의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됐습니다.

당시 전라남도가 자치단체와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지정을 추진해
논란이 적지 않았는데요

문제는 해당 병원이 단 한 명의 환자도 받지 않은 채 지난 5월 전담병원에서 해제됐다는 겁니다.

세금으로 재단의 배만 불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조희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월, 전남 최초의
코로나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된
광양의 한 병원입니다.

지정 당시 전라남도는 단 3일 만에
광양시의 동의조차 구하지 않고,
재단 측과 협의해 지정을 밀어붙였습니다.

코로나 전담 병원에 부담을 느낀
직원 50여 명이 무더기 퇴사하고,
환자들과 인근 상인들의 민원이 빗발치는 등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사업은 강행됐습니다.

당시 전라남도는
병상 확보의 시급성을 이유로 내세웠는데,
도내 병상 수는 여유가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졸속 추진 배경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결국 우려했던 대로 지난 5월 초,
5개월 만에 코로나 전담병원에서 해제될 때까지
이 병원에 단 한 명의 코로나 환자도
입원하지 않았습니다.

* 00병원 직원
"급하게 전환이 되고 나서 환자가 계속 없었어요.
이송된 환자가 하나도 없어서, 남아 있는 인력들은
일 안 하고 편하게 앉아서 월급 받은 (거예요.)"

이 병원이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받은 지원금은
약 20억 원 이상입니다.

병원 내부에서마저도
애꿎은 세금이 재단 경영난 회복용으로
쓰였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 00병원 직원
"전환되기 전에 월급이 밀리고, 일부만 나오고 그랬거든요.
코로나 전담병원을 하면 국가에서 나오는 지원금이 많다.
이런 식으로 이사장님이 말씀을 하셨단 말이죠.
(그리고 나서) 이사장님은 전담병원 기간에 새 차 타고 나오시고 하시니까..."

한편, 병원 재단 이사장은
병원에 의약품을 납품하는 업체 관계자들을 상대로
사기를 친 혐의로 경찰 조사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이사장의 사기 혐의 2건을 접수해
1건은 이미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고,
고발을 준비 중인 건까지 포함하면
피해자들의 전체 피해액은
최소 십수억 원으로 추정됩니다.

또, 이사장은 은행 대출금 수억 원을
거래처와 짜고 직원 명의의 통장을 이용해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재단 이사장은 MBC에
법 테두리 안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며
아직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해당 병원은 이번에는 경영난 악화를 이유로
요양병원으로 전환하겠다며 전라남도에
용도 변경 허가를 요청한 상태입니다.

승인이 날 경우, 읍내 유일한 급성기 병원이
사라지게 돼, 환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MBC NEWS 조희원입니다.

조희원
여수MBC 취재기자
고흥군ㆍ여수경찰
"꼼꼼히 취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