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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23일만에 가족 품으로.. 남해화학 해고자 전원 복직

(앵커)

남해화학 하청업체 비정규직 해고자들이
어제(23) 사측과 복직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지난 11월 24일, 창평물류 측이
남해화학과 새로 하청 계약을 맺으며
기존 비정규직 노동자 33명의
고용 승계를 거부하며 전원 해고한 이후,
약 한 달만입니다.

노동자들은 연말이 가기 전에 겨우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지만, 앞으로 또다시 이런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여전합니다.

조희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 구성길 (2019년 해고 당시)
"우리는 지금 이 앞을 나갈 수가 없습니다.
이곳을 나가면 돌아오지 못합니다.
나이가 50, 60이 됐는데 저희가 나가서 무엇을 하겠습니까.
그래서 이 공장을 지키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10월.

남해화학 하청비정규직 노동자 29명이
차가운 공장 휴게실에 스스로를 가뒀습니다.

51일 간 이어진 지난한 노사 협상,
결국 노동자들은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난달 24일,
노동자 33명은 다시 해고의 칼바람을 맞았습니다.

* 구성길 (2021년 12월)
"왜 이렇게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2년마다 이렇게 집단해고가 되어야 합니까.
아침에 6시에 출근해서 밤 11시에 퇴근하면
자식들 얼굴도 보지 못합니다.
그런데 그 세월이 저희들에게 준 것은 고작 해고였습니다."

또 다시 옥쇄 투쟁에 나선 노동자들.

해고자들의 가족들은 눈물로 호소했고,
노동자들은 서울로, 광주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은 어디든지 쫓아갔습니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하루 앞둔 어제(23),
민주노총은 1천 5백명 규모의
대규모 총력 투쟁 결의대회를 예고합니다.

결의대회를 8시간 앞둔 어제(23) 오전 7시 반.

마침내 노사 양측은 장장 16시간이 걸린
마지막 마라톤 협상 끝에
'33명 전원 원직 복직'에 잠정 합의했습니다.

* 곽오남
"힘든 일도 있었고, 중간에 아프신 분도 계셨고
그렇지만 (결국) 건강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서
그거 이상 기분이 좋은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잠정 합의 이후에도
합의안은 또 한 차례 무산될 위기를 겪었습니다.

남해화학과 하청업체인 창평물류는
오전 11시로 예정했던
합의서 체결장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사측 대표로 나타난 건, 직인도 없이
위임장만 들고 온 직원뿐이었습니다.

* 신환섭
"예의가 아닌 것 아닌가? 하기 싫으면 아예 하기 싫다고
하던지. 완전히 갖고 농락하는 것도 아니고... "

창평물류 측은 5시간이 지나서야 모습을 드러냈고,
남해화학은 끝내 불참한 채 합의서가 체결됐습니다.

* 창평물류
"어쨌든 좋은 결과가 도출되어서 앞으로 노사관계
잘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노동자들은 4년을 마음 졸인 끝에
겨우 '일할 권리'를 얻어냈습니다.

하지만 이번 협약서에도
재발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은 담기지 않아,
노동자들은 2년 뒤 또 다시 해고의 벼랑 끝에
서야 할 지도 모릅니다.

MBC NEWS 조희원입니다.
조희원
여수MBC 취재기자
고흥군ㆍ여수경찰
"꼼꼼히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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