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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걸음 더] 집중취재사회뉴스데스크

월급서 공제한 건보료, 공단에는 '0원' 납부

(앵커)

광주 한 아파트 위탁 관리사가
관리사무소 직원들의 월급에서 매달 건강보험료를 공제했는데,
실제로 이보다 적은 금액을 공단에 납부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어떤 달은 6만 원을 공제하고는
공단에 한 푼도 내지 않았는데요.

이렇게 확인된 금액만 3년간
4백여만원입니다.

우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천여 세대가 입주한 광주 광산구의 한 아파트.

한 민간업체는 이 아파트의 관리 업무를 지난 2019년부터 맡아왔습니다.

아파트에는 업체와 계약을 맺은
관리소장과 경비원, 환경미화원 등 10여 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업체는 노동자의 월급에서 건강보험료 명목으로 일정 금액을 공제해놓고,
이보다 적은 금액을 공단에 지급해 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아파트 입주민
"너무 속상했어요. 아직도 이렇게 병폐된 곳이 너무 많구나 하는 것이 너무 너무 속상했어요."

지난 2019년 12월 2백여 만원을 받은 경비원 A씨의 월급에서는
6만 1천여원이 건보료로 공제됐는데, 실제 공단에는 0원이 납부됐습니다.

지난해 근무 시간이 적어 기본급이 8만원에 불과한 노동자에게도
약 4만원이 공제됐는데, 역시 공단에는 납부된 금액이 없습니다.

특히 고용이 불안정한 경비원과 환경미화원의 공제 금액과 실제 납부된 금액간 차이가 컸는데,
3년간 더 걷힌 걸로 보이는 건보료만 4백여만원에 이릅니다.

* 정찬호 / 광주 비정규직센터장
"이직이 심하거나 교체가 심한 경우에 가끔 등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보는데
몇 달을 근로자 본인에게 공제를 해가고 납부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것은 명백한 횡령이라는 것이지요."

아파트의 경비원과 환경미화원은 설명을 듣거나, 더 낸 건보료를 환급받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되레 민간업체로 관리업무가 넘어가면서 비용 절감을 이유로 12명이던 경비원이 8명으로 줄었습니다.

* 경비원
"(우리는) 말하자면 파리 목숨이나 다름 없지요. (문제 제기로) 말 한마디 실수하거나 하면
우리한테, 나뿐 아니라 다른 경비원들도 손해가 나면 났지, 득 될 것이 없습니다."

이에 대해 민간 관리업체는 추후 입장을 밝히겠다고 답했습니다.

노동자의 근무 조건이 열악해지는 가운데,
불안정한 고용 형태를 이용해 업체가 보험료를 부당 징수한 것은 아닌지 점검이 필요합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우종훈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시사팀 탐사*기획보도 담당

"뻔하게 말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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