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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뉴스데스크

"무책임한 사퇴"...더 커진 '분노'

(앵커)

한편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는데요.
지역민들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회장직 사퇴는 책임 회피를 위한 거짓 쇼에 불과하다며,
진정성있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라고 촉구했습니다.

조현성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사고 발생 엿새가 지나서야, 그것도 사고 현장이 아닌
자신들의 사옥에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개를 숙인 대기업 총수.

내용없는 사과를 티비에서 지켜봐야했던 피해자 가족들은
광주를 찾은 정몽규 회장 면전에서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 피해자 가족
"저희 한테 맨날 고개 안숙여도 돼요. 빨리 해주세요. 빨리 빨리 가셔서 빨리"
("빨리 가서 찾아주세요")

* 피해자 가족
"피해 보상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인생이 다 절단 나고 있습니다"

피해자 가족 대표는 정몽규 회장의 회장직 사퇴가
자신만 빠져나가려는 것에 다름없다며
'분통이 터져 죽겠다'는 말로 심경을 피력했습니다.

* 안00 피해자 가족 협의회 대표
"자기 회사를 어떻게 하겠다. 자기 회사를 어떻게 봐달라.
앞으로 우리는 이렇게 살아가겠다. 그런 내용 밖에 없지 않습니까"

완전 철거 후 재시공도 고려하겠다고 밝혔지만
'안전 진단을 받아 문제가 있다면'이라는 조건이 붙은만큼,
화정 아이파크 입주 예정자들 역시 정회장의 회장 사퇴를
책임 회피성 꼼수 사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 이승엽 / 광주 화정아이파크 예비입주자 대표
"자신이 대주주로서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회사의 명목상 회장직에서 사퇴한다고 한들
이를 책임지는 의사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어느 누구도 없을 것이다."

이미 앞서 현대산업개발이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을 지켜봐왔던
지역시민단체들은 더욱 거칠게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윤을 위해 법을 어겨가며 공사를 해오다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몬 참사를
잇따라 일으켜놓고도 여전히 무책임한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현대산업개발의 건설업계 퇴출과 정몽규 회장의 구속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 학동참사 시민대책위
"(학동 참사 이후) 엄정한 처벌이 이뤄졌다면 이와 같은 불행한 사건은
반복되지 않았을 것이다. 학동참사시민대책위는 이번에야말로
신속하고 성역없는 수사를 통해 시민 안전을 지켜낼 것을 촉구한다."

사고 직후 줄곧 후속 대응을 부실하게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현대산업개발은 수도권의 재건축 아파트 주민들에게는 자필 사과문까지 발송해
여전히 회사 이익만을 앞세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사태를 수습해보겠다며 등 떠밀려 이뤄진
기업 총수의 뒤늦은 사과와 회장직 사퇴,
하지만 진정성도 알맹이도 없는 회견으로
지역민들의 분노를 더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엠비씨 뉴스 조현성입니다. 
조현성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시사팀 교육*문화 담당
전 보도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