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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뉴스데스크

섬진강 수해 2년, 그날의 상처는 '진행형'

(앵커)
2년 전, 섬진강 일대에 내린 폭우로
제방 둑이 터지면서
구례 마을 주민들은 엄청난 피해를 입었습니다.

집중 호우 대비도 부족했고,
댐 운영도 허술했던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태풍이나 국지성 호우가
느닷없이 몰아칠 경우 피해가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아
주민들의 불안함은 여전한 상황입니다.

임지은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재작년 이맘때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섬진강 인근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습니다.

주택과 시설 하우스가 흙탕물에 휩싸여
주민들은 기본적인 생계조차 막막했습니다.

40년 동안 축사를 운영하다
홍수 피해로 하루아침에 소 백여 마리를 잃은 김재철 씨는
2년 전 오늘의 악몽이 생생하기만 합니다.

* 김재철 / 양정마을 주민
"그때는 내가 지금 보면 눈물이 나서 말을 못하겠어. 너무나 비참했기 때문에..
그때 우리 소가 딱 새끼가 (새끼를 가진 소가) 백 마리 죽었어요."

섬진강 범람 이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던 구례군은
언제 다시 생길지 모를 홍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1700억 원 규모의 복구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섬진강 범람으로 둑이 무너진 서시천변에
이렇게 보시는 것처럼 임시 홍수 방호벽이 설치됐습니다.

하천 수위가 높아지면 임시로 제방을 쌓을 수 있도록
다리 인근에는 큼지막한 모래자루도 두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의 불안과 불신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수해가 일어난 지 2년이 지나가고 있지만
아직도 복구공사가 땜질식 처방에 그치고 있고,

강물 범람을 차단할 공사는 올해 안에 끝내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또, 공사로 인한 지형 변화에 대해선
수십 년째 마을을 지켜온 주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도 못했습니다.

강둑을 보강하는 과정에서
농경지 일부가 강제로 수용되다 보니
농사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주민들은 막막할 따름입니다.

*김창승 / 섬진강수해극복 구례군민대책본부
"우리 주민들의 의사가 반영되고 실생활이 안전하면서도 실생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그런 수해 대책이 필요하지 않나.."

집중 호우가 언제든 쏟아져 내리고
태풍도 주기적으로 찾아올 상황인데
주민들은 하세월로 진행되는 공사가 답답하기만 합니다.

*전용주 / 양정마을 이장
"수해 복구 공사가 지금 아직 한참 진행 중이고 다시 또 이런 물난리가 날까 걱정이 많습니다."

전라남도와 구례군은
섬진강 강물의 역류를 막는 배수펌프장을 내년 상반기까지 설치하고
지류 하천 7개 지점의 둑 보강작업도 좀 더 서둘러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MBC 뉴스 임지은입니다.


임지은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뉴스팀 사회*시민 담당

"아무도 보지 않을 때도 주목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