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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걸음 더] 집중취재사회뉴스데스크

여수 묘도 대기환경 피해 사실로.. "대책 진척 없어"

(앵커)
여수 묘도의 주민들이 광양제철소에서 날아든 쇳가루 때문에 수십년 동안 고통 받고 있다는 소식,
올해 초 보도해드렸는데요.

최근 전라남도 보건환경연구원 조사 결과,
이 지역의 철 성분이 다른 지역보다 높게 나타났고,
발생지 또한, 광양산단으로 추정됐습니다.

주민들은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조희원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3월부터 7월까지
전라남도 보건환경연구원은
여수 묘도의 환경 대기질 조사를 시행했습니다.

철과 아연, 크롬, 카드뮴 등
중금속 14개 물질과
미세먼지와 탄소성분 등
대기오염물질 31개의 대기 중 농도를
측정하는 조사였습니다.

그 결과, 묘도 지역은
비교군인 율촌과 쌍봉보다,
철 성분이 1.2배에서 1.9배 높게 나타났습니다.

모델링 분석 결과,
광양제철소 등 광양산단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또,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성분은
전남 평균 농도보다 높았는데,
광양산단과 여수산단의 영향으로 분석됐습니다.

* 묘도주민 이주대책위원장
"그동안 우리가 이렇게 숨쉬고 먹고 마시고 했던 부분들이
우리는 모르고... 그 사람들이 우리를 속였잖아요.지금까지.
모든 사람들이. 그러니까 배신감도 들고, 화가 나고 그러죠."

이미 지난 2019년과 올해 초,
두 산단의 대기오염물질 불법 배출이 논란이 돼
주목을 받는 상황에서 나온 측정치입니다.

지난 수십년 동안 누적된 피해는
더 클 것으로 짐작되는 상황.

그러나 여수시는
아직 구체적인 대책은 마련하지 않고 있습니다.

여수가 아닌 광양에서 발생한 피해라,
전라남도가 중재를 해야 할 사안이라는 건데,
정작 전라남도는 담당 지자체인 여수시가
해야 할 일이라며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보건환경연구원은 다음주 중,
묘도를 방문해 주민 설명회를 가질 예정인데,
이 자리에는 다수의 국회의원과
도의원, 시의원 등이 동석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은
구체적인 대책으로 이어지지 않는,
의미 없는 방문은 더 이상 필요 없다는 반응입니다.

"적극적으로 기관에서 나서서 후속 대책을
만들어줘야죠. 보고서 보고하고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요. 그게 가장 걱정입니다."

전라남도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립환경과학원과 함께
내년쯤 환경, 보건 정밀조사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지지부진하게 흘러가는 당국의 대응에,
이미 수십년 동안 고통 받아온 주민들은
행정에 대한 신뢰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MBC NEWS 조희원입니다. 

조희원
여수MBC 취재기자
고흥군ㆍ여수경찰
"꼼꼼히 취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