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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뉴스데스크

"우리가 싸우는 이유"... 미얀마 희망은 오월의 광주

(앵커)
군부 정권의 탄압에 맞서
한 세대를 거쳐 온 미얀마 시민들의 투쟁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42년 전 광주의 오월 정신도
민주화를 지키기 위해 피 흘린
미얀마 시민들과 맞닿아 있는데요,

그 중 목숨 걸고 무장학생운동을 이끈
탄케 의장이 광주를 찾았습니다.

임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오월의 아픔이 그대로 서려 있는 총탄 523발의 흔적.

42년 전 우리처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걸었던
버마학생민주전선 의장 '탄케' 씨가
옛 전남도청 주변을 거닙니다.

군부 세력이 시민들을 무참히 짓밟았던 80년의 광주는
미얀마의 잔혹한 세월을 떠오르게 합니다.

* 탄케 / 버마학생민주전선 의장
"(광주의) 형제들과 자매들이 희생당한 것을 알기 때문에
마음속에 무언가 끓어오르는 것을 느낍니다"

1988년 8월 8일,
수십만 명의 미얀마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독재자의 하야와 민주화를 요구했던
이른바 '8888 항쟁'.

당시 의학 전문 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22살의 탄케 씨는 아버지와 함께 민주 항쟁에 참여했고

이후 34년 동안 국경 산악을 넘나들며
학생군 무장투쟁에 앞장섰습니다.

군사 독재 정권에 의해
‘테러리스트’로 낙인찍히기도 했지만,

칼 한 자루 없이 전선을 오르고, 지뢰밭을 건너는 등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해서라면
몸을 사리지 않았습니다.

* 탄케 / 버마학생민주전선 의장
"군부 정권이 시민들과 의미 있는 정치적 대화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장투쟁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버스에 올라가 태극기를 흔들었던 42년 전 광주의 모습은
민주화에 대한 희망을 품기엔 충분합니다.

* 탄케 / 버마학생민주전선 의장
"강력한 무기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군들이 하나로 모여
투쟁에 대한 용기를 보여준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광주와 튼튼한 연대를 이어오고 있는 미얀마의 투쟁은
민주화 역사의 큰 발자취가 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임지은입니다.
임지은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뉴스팀 사회*시민 담당

"아무도 보지 않을 때도 주목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