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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걸음 더] 집중취재사회뉴스투데이

"수돗물에서 시너 냄새"..화순 일대 민원 잇따라

(앵커)

화순 주민들이 쓰는 수돗물에서
페인트 희석제로 쓰이는
시너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지난주 잇따랐습니다.

수자원공사가 확인해 보니
정수시설 벽면에 페인트 작업을 한 게
원인이었습니다.

우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화순군 화순읍의 한 아파트.

지난주 가족 식사를 위해 채소를 씻던 주민은
수돗물에서 이상한 냄새를 맡았습니다.

물에서 페인트 희석물질인 시너 냄새가 났고
전에 없던 기름기도 느껴졌던 겁니다.

채소에 약품처리가 됐다고 여겨
당시엔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주말까지 악취가 이어져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 화순군 주민
"시너 냄새가 순간적으로 나서 '이건 시너 냄새다' 그렇게 생각이 들었어요.
인테리어 새로 한 가게 갔을 때 나는 냄새가 났어요."

이 주민 외에도 지난 15일부터
화순 일대에선 수돗물 악취를 호소하는
민원이 일곱 건 접수됐습니다.

"당일 받아둔 수돗물입니다. 물에서는 화학물질의 냄새가 강하게 나고 있고,
또 일반적인 수돗물과 달리 미끈한 감촉도 느껴집니다."

물에서 화학물질 냄새가 났던 이유,
수돗물을 공급하는
수자원공사의 정수시설에 있었습니다.

화순과 나주 전역 16만 3천명에
하루 7만 5천톤의 수돗물을 공급하는
수자원공사 전남 중부권 지사에선,

지난주 불순물을 최종적으로 거르는
정수시설 여과지 건물 벽면에
페인트를 덧바르는 보수 공사를 했는데
이때 공기중에 있던 희석제 입자가
물에 유입돼 악취가 난 걸로 보고 있습니다.

'기름 냄새가 난다'는 민원을 접수한
수자원공사가 성분을 검사한 결과
먹는물 기준엔 미치지 않지만
평소 검출되지 않던
톨루엔과 에틸벤젠, 자일렌 등
유해물질이 일부 검출됐습니다.

수자원공사는 여름철 높은 기온과 습도로
희석제 미세 입자가
수돗물에 섞였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전직원을 비상소집 해
수돗물이 추가로 흘러가지 않게 조치했습니다.

* 김형철 수자원공사 전남중부권지사 수도운영부장
"이번에 특이하게 발생한 경우라서 시험을 거쳐서 나중에 이에 대한 보완이 회사 차원에서 필요한 것 같습니다."

수자원공사는 앞으로 물에 닿지 않는 시설에도
KC인증을 받은 페인트를 사용하게 하거나
여름철엔 가급적 작업을 하지 않는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우종훈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시사팀 탐사*기획보도 담당

"뻔하게 말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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