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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손으로 만든 우리 교복 !

(앵커)
요즘 중고등학생들은 교복보다 체육복을 더 선호하고
체육복이 교복을 대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에서 정한 교복이 불편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런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양산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내년에 입을 교복을 학생들이 직접 만들고
투표에 의해서 결정한다고 합니다.

부산MBC 정세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화려한 조명과 음악 속에
관람객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런웨이를 걸어오는 모델들 !

기존의 패션쇼와 다른 점이 있다면
등장하는 모델들 모두가 고등학생들이고
이들이 입은 옷은 모두 교복입니다.

양산 범어고에서 최근 개최한 교복패션쇼입니다.

교복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고, 입기 편한 교복을 정하기 위해
디자인부터 제작, 패션쇼까지
모든 과정을 학생들에게 맡겼습니다.

* 이경숙 교감 / 양산 범어고등학교
" 어른들이 만들어주는 세상이 아니라 자기들이 주도적으로 자기의 삶을 개척하고
자기들의 교복을 만들어가는 이게 진정한 교육이 아니겠는가 이런 의미에서 하게 됐습니다."

친구들과 4-5명이 팀을 구성해
방학 내내 학교와 집을 오가며
각 팀 마다 다른 교복을 만들면서
여러 가지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운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 서지혜 양 / 양산 범어고 2학년
" 누구에게나 다 어울릴 수 있게 심플함을 추구했고 학교의 상징적인 것을 많이 나타내려고 노력했습니다."

* 홍은솔 양 / 양산 범어고 1학년
" 함께 옷을 제작한다는 자체가 즐겁고 성취감도 들고 뿌듯했던 거 같아요."

시작부터 끝까지 자신들의 의사로 결정되고
진행됐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지만
정작 그렇게 만들어진 완성품에는
누구보다 애착과 자신감이 생깁니다 .

* 구민용 군 / 양산 범어고 2학년
" 일단은 창의성의 차이인 거 같아요. 제가 입고 있는, 저희가 지금 입고 있는 기존의 교복은 창의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만든 교복은 저만의 색이 담겨있고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스타일이 담겨져 있기 때문에
저희 나이 때 또래들은 대부분은 다 선호할만한 스타일이기 때문에 그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닐까 싶어요"

전체 출품작 가운데 우수작 4개팀을 선발해
패션쇼를 마친 학교측은
학생과 학부모의 인터넷 설문조사, 교복선정위원회 등을 거쳐
동복과 하복 두 벌의 교복을 결정해 발표할 예정입니다.

비록 그것을 입는 동안에는 잘 깨닫지 못하지만
교복은 학창시절을 상징하고
일생을 통해 입는 가장 안전한 옷이라고 합니다 .

스스로 디자인하고 제작하고 결정한 교복을 입으면서 학생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
자부심과 존중 , 책임감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고 합니다.

MBC뉴스 정세민입니다. 

이재원
광주MBC 취재기자
전 뉴스팀장

"기억하겠습니다. 우리가 인간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