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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수억짜리 나무 줄고사.. 책임은 없다?

(앵커)
주민소득을 늘리고, 경관을 꾸미겠다며 추진된
나무 식재 사업이 엉망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심기만 하고 관리는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수억 원의 혈세만 낭비한 꼴이 됐습니다.

카메라 출동, 양정은 기자 입니다.

(기자)
장흥군 대덕읍의 한 야산입니다.

지난 2017년과 2018년,
장흥군은 특색있는 산림자원을 집중 육성하겠다며
숲을 만들 계획을 세웠습니다.

국비 등 예산 1억 7천여만 원을 투입해
축구장 17개 면적, 12ha에 황칠나무 만 그루를 심었습니다.

그러나 5년여가 지난 현재,
황칠나무 7천여 그루가 고사해버렸습니다.

그나마 살아남아 있는 곳곳의 황칠나무도
이렇게 바람에 휩쓸려 누운 상태로 자라고 있습니다.

* 마을 주민
"자주 놀러가는 데 이렇게 얕게 어린 나무 심으면
죽겠거니 했는데 고사리 끊으러 갔더니
하나도 없이 전부 죽고 없어서..."

주민들은 키가 큰 침엽수가 빽빽하게 자라고 있는
산성 토양인 곳을 황칠나무 숲으로 계획했던 것부터
문제였다고 말합니다.

황칠나무를 특화시켜 부가가치 있는 산업을
구축하겠다던 장흥군은 이제와서 땅주인에게만
책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 김종학/장흥군 산림산업팀장
"산주분들이 끝까지 잘하시면 되는데
중도에 포기하는 분들이 많아요. 현장에서는
그 부분이 제일 어렵습니다"

무안군이 공들여 조성한 해안일주 노을길에서도
애꿎은 나무들이 말라 죽었습니다.

8킬로미터 길이의 도로변에 해당화 2만 그루를
심었는데, 절반 이상이 고사했습니다.

사업 계획에 따라 4월에 심기로 했던 해당화를
5월에 심은 게 화근이 됐습니다.

5월은 해당화가 새 잎을 내며 물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때여서,
식재를 피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 A 자치단체 산림부서 관계자
"5월달에 심는건 제일 위험합니다.
그때는 물을 가장 많이 빨아들여야 하는데
사람들도 이렇게 수술하고 나면 뭘 잘 못먹지 않습니까.
나무들이 고사할 확률이 높아지는겁니다."

해당화 등을 심는데 들어간 예산은 4억 7천만 원,
그런데 무안군은 대수롭지 않은 반응입니다.

* 무안군청 산림공원과 관계자
"지금 날씨가 가을이라 하면 대책이 이렇습니다...하겠는데
지금 보시다시피 이렇잖아요. 그래서 이제 가을에 가 봐야지 저희가..."

나무를 심기만 하고 관리를 안 하거나,
나무의 식생환경은 신경 안 쓰고 막무가내로 나무를 심으면서
수억 원의 예산은 결국 증발해 버렸습니다.
MBC뉴스 양정은입니다.
양정은
목포MBC 취재기자
사건ㆍ경제
"귀 기울여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