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스페셜좋은뉴스

집주인이 월세 돌려준 사연

(앵커)
코로나 여파로
일감이 끊기고 돈줄이 말라
생계가 막막했던 노부부가
최근 겪은 감동적인 일을
널리 알리고 싶다며 제보를 해왔습니다.

어떤 사연이 있었던 건지

이다현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올해 78살의 이영자 할머니에게
요새는 힘든 나날의 연속이었습니다.

혼자 벌어 남편과 먹고 살아왔는데
코로나 여파로 전남대 청소직 재계약이
무산되면서 한 달 80만원 벌이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노부부에게
뜻밖의 선물이 도착했습니다.

집 주인이 지난달에 냈던
월세 25만 원 전부를 봉투에 넣어
그대로 돌려준 겁니다.

(인터뷰)이영자(78세) / 세입자
"누가 '똑 똑'해서, 누가 이 시간에 들어왔을까. 얼른 일어나서 불 켜고. (집주인) 둘이 나란히 들어오셔서 무슨 일이냐고 이야기하다가 '어려우신데 보태 쓰시라'고 하면서 그걸 내놓더라고요."

몸이 좋지 않은 남편 최동만씨가
북구청의 노인 일자리사업이라도 해보려 했지만
이마저도 중단돼 생계가 막막했던 상황.

남편 최씨는 집주인이 베풀어준 배려가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습니다.

(인터뷰)최동만(82세) / 세입자
"(처음엔) 황당했죠. (월세를 모두 돌려받은 것이) 진실인가, 이렇게 생각했었어요."

그렇다고 집세를 돌려준 집주인의 형편이
넉넉한 것도 아닙니다.

개인택시를 모는 집주인 민병권씨는
코로나 여파로 손님이 1/3로 줄어
힘든 처지였지만
본인보다 더 힘들어 보이는 노부부를 위해
부인과 뜻을 모았습니다.

(인터뷰)민병권 / 집 주인(택시기사)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까 싶어서 내가 드린 것
이에요. 이웃이 서로 동참해가면서 어려울 때
도와가면서 살아갔으면 하는 그런 마음에 (월세를 돌려드렸습니다.)"

최씨 부부는 자신들이 받은 감동을
동사무소에도 알리고 MBC에도 알려왔습니다.

(현장음)
"그런 일들이 있으니까 고맙고. 이대로 있을 수는 없다 이렇게 생각했어요."
("고맙게 생각해주시니 감사하고 우리가 너무 부끄럽소.")

어려운 사람들끼리 돕는 사회적 연대가
삭막하고 팍팍한 코로나 사태를
이겨내는 힘이 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다현입니다.

◀ANC▶
◀END▶
이다현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뉴스팀 사회*교육 담당

"안녕하세요. 이다현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