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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인터뷰온] 홍은전 작가

(앵커)

오는 20일은 장애인의 날입니다.

매해 맞이하고 기억하는 날이지만
그에 비해 장애인 차별 문제가
해결되는 속도는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많은데요.

장애인학교에서 13년간 교사로 일했던
홍은전 작가를 만나
장애인 인권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Q. 작가님 간단히 소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저는 인권 기록 활동하고 있는 홍은전이라고 합니다. 노들장애인야학이라는 곳에서 교사로 활동을 했었고요. 그리고 나서는 세월호 유가족분들이나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분들, 그리고 화상 장애를 입으신 분들. 이렇게 좀 사회적인 재난이나 이런 어려움을 겪으시는 분들, 그러면서 싸우고 계시는 분들. 그런 분들 만나서 당사자들의 언어를 전하는, 기록해서 전하는 그런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노들장애인야학에 대해서 모르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은데 어떤 곳인가요?
A. 노들장애인야학은요. 학령기에 장애를 이유로 입학을 거부당했거나 혹은 입학을 꿈도 꾸지 못하고 집에서만 머물러서, 20년 30년 동안 집 안에서만 계셨던 그런 분들이 굉장히 많으세요. 중증 장애를 가지신 분들. 경증이어도 그런 분들이 굉장히 많으셔서. 그런 분들을 모시고 나와서 초중고등학교 교육을 하는 그런 곳이고요. 우리의 권리를 배우고, 이 권리를 요구하기 위해서 우리가 어떻게 사회에 참여할지. 그런 것들을 배우는, 저항을 배우는 그런 활동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Q. 지금 이동권에 관해서는 지금 현실이 좀 어떻다고 보시나요?
A. 엘리베이터 94%, 서울 얘기죠. 서울. 서울 아니라 서울 아닌 지역에도 얼마나 많은 장애를 가지신 분들이 살아가고 계세요. 그래서 서울 아닌 곳에서는 버스로 이동을 해야 하는데 이동할 수 없죠. 이동할 수 없으면 어떻게 될까요. 그냥 이동하지 않고 살아요. 이동하지 않는다는 건 어떤 뜻이냐면, 아파도 병원 못 간다는 뜻이에요. 내 부모가 아파도 병원 못 간다는 뜻이에요. 사회적으로 모든 것을 다 차단당하는 그런 일이에요.
그런데 또 어떤 사람들은 아니 "장애인이면 그래도 되는 거 아니야?", "그 정도면 뭐 많이 좋아진 거 아니야?" 이렇게 말하지만, 그것은 그의 자리에서 세상을 보려는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이죠. 내가 만약에 바로 다리를 다치거나 혹은 나이를 들었을 때 나는 그래도 되는 사람인가? 나는 택시 한 번 타려면 2박 3일 전에 계획 세워서 그렇게 해야 되는 사람인가? 아니잖아요. 네 그런데 "어떤 사람은 그렇게 해도 돼."라고 말하는 것이 굉장히 차별적인 생각인 거죠.

Q. 최근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장애인 이동권 시위를 비판하는 발언을 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런 발언 어떻게 바라보셨나요?
A. "지하철이 95%다, 94%다. 저상버스도 몇 프로다. 그러니까 이런 식으로 시민들의 발목을 잡으면 안 된다." 라고 하는 그런 말이 가지고 있는 위력이 좀 있는 것 같아요. 그게 뭐냐면. 이 정도면 고마워야 되는 거 아닌가. 능력도 없는 그런 사람들한테 이 정도 해주면, 나라가 이 정도 해주면 고마워해야 되는 거 아닌가. 우리가 아파도 혹은 내가 어떤 사고를 당해도, 내가 어떤 질병을 얻어도 이 사회에서 내가 원래 누리던 관계, 일자리, 소득 이 모든 것을 그대로 누리면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은 그것은 장애 문제라고만 볼 수 있는 건 절대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우리는 장애인들의 투쟁을 에게 고마워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분들에게 "당신들 고마워해야 돼."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들의 투쟁 때문에 우리가 훨씬 더 이만큼 그래도 이만큼 좀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그 정도 당신들이 싸운 만큼 만들어줬습니다. 고맙습니다." 저는 이렇게 말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요.

Q. 작가님은 나와 다른 삶을 상상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이렇게 강조를 하셨는데, 이 마음이 어떤 마음이고 왜 중요한지 설명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A. 이 문명의 모든 설계의 기본값이, 그래서 제가 나의 삶을 더 효율적이고 빠르게 만들고 있는 이 삶의 모든 기본값이 어떤 몸을 굉장히 멸시하고 있거든요. 근데 그것은 그 사람의 자리에 서서 보지 않는 이상 안 보여요. 감수성이 뛰어나고 공감 능력이 뛰어난 그런 사람도 물론 있겠지만. 그것은 저는 배워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배우듯이 다른 사람의 마음도 끊임없이 학교에서도 배우고 관계를 통해서 그렇게 배워나가야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 끝으로 작가님께서 바라는 세상은 어떤 세상인가요?
A. 차별은 보이지 않아요. 보이지 않게 다 가려져 있어요. 세상에 어떤 변화가 시작된 것은 이 당사자가 정말 엄청난 용기를 내서 자기 몸을 충돌시켜서 이 보이지 않는 차별을 보이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싸우는 사람들의 존재, 자기 몸을 부딪혀서 차별을, 보이지 않는 차별을 잠시나마 보이게 만드는 그 존재들, 그런 존재들이 너무 소중하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이런 존재들이 사라지지 않는 사회를 저는 바랍니다. 그런 세상이 저는 좋은 세상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도 차별하지 않는 것처럼 조용한 세상, 그 세상이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다현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뉴스팀 사회*교육 담당

"안녕하세요. 이다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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