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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뉴스데스크

보상 노린 '쪼개기'..현장 점검 미리 공지

(앵커)

투기 의혹이 불거진 무등산 원효계곡 관련 보도,
오늘도 한번 더 이어가겠습니다.

원효계곡에선 상가 쪼개기도 있었는데
보상을 노린 것이 아닌지 의심됩니다.

쪼개진 상가 소유주는 상인회 간부와 가족들이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등산 국립공원은 영업 사실을 위한 현장 점검을
상인회 간부들과 사전 조율하고 동행했습니다.

우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미 철거가 이뤄진 무등산 원효계곡 상가부지입니다.

올해 철거가 진행된 이곳엔 2층 높이 상가 건물 여섯개가 있었습니다.

이 건물들의 등기부 등본을 떼봤습니다.

지난 2016년 여섯개였던 건물이 층별로 쪼개져 모두 열두개가 됐는데
날짜가 모두 동일합니다.

이처럼 건물 1층과 2층은 각각 다른 사람의 소유가 됐고 소매업 등으로 등록돼
영업보상과 이주단지 분양권이 주어지는 생활대책 대상이 됐습니다.

쪼개져 열두개가 된 상가는 지난 2017년
대부분 기념품 등을 파는 소매업으로 등록됐는데,

이 시기는 원효계곡 상가들의 사업자 등록 건수가 3배 가까이 증가한 때입니다.

그런데 이 열두개 상가의 소유주 대부분은
상인회 간부의 아들과 딸 등 친인척과 지인이었습니다.

또다른 상인회 간부는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고 있다가 지난 2017년
본인과 가족 명의로 된 상가 세 곳을
소매업으로 등록해 보상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 소경호/ 무등산 원효계곡 상인
"매점 허가가 늘어나서 전부 다 회장, 총무 등 대책위원회에서 너무 많이 가져간 것 같아요."

이를 포함해 이른바 '유령 매점' 등 대부분 상가는 영업 사실이 인정돼 보상을 받았는데,

영업 사실 확인을 위한 무등산 국립공원의
현장 점검은 모두 상인회 간부가 동행한 상태에서 이뤄졌습니다.

또 현장 점검 일정 역시 상인회 간부들과 조율을 거쳐 정해졌습니다.

* 무등산 원효계곡 상인
"국공(무등산 국립공원) 직원이랑 몇 명 왔는데 대책위원장이랑 누구랑 왔었어요.
진짜 영업을 하는 집인지 아닌지 그것을 하나 하나 찍어보면 다 알 것이에요."

무등산 국립공원은 통상 보상을 위한 점검이 상가 주인이 있을 때 이뤄져
상인회 간부와 일정을 맞췄고,

주인이 없는 경우 영업 사실을 주변 상인들로부터 확인해야 해
상인회 간부와 동행했다는 입장입니다.

또 현장 점검 이후 상가 쪼개기를 인지해
보상이 허위로 이뤄진 게 드러날 경우
각자가 책임진다는 별도의 서류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 김영배/ 무등산 국립공원 시설탐방과장
"사전에 소유주에게 참석 요청 연락을 한 상태로
이제 현장 점검 시에 현장을 잘 알고 있는 번영회 총무 등이 상가 안내 및 확인차 동행했습니다."

한편 상인회 간부는 상가 쪼개기가 보상을 노린게 아니었냐는 질문에
법률 전문가와 협의를 거친 것이라며
보상으로 폭리를 취했다는 것은 오해라고 해명했습니다.

MBC 뉴스 우종훈입니다.

우종훈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시사팀 탐사*기획보도 담당

"뻔하게 말하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