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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뉴스데스크광주MBC 단독 기사

권한 없는 기관에 감정 맡긴 검찰.."허송세월 보냈다"

(앵커)
다섯 명이 숨진 곡성 산사태와 관련해
검찰은 혐의 입증을 위해
전문 기관의 감정이 필요하다며
사건이 발생한 지 2년이 다 되도록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고 있었습니다.

MBC 취재 결과 검찰 요청을 받은
해당 기관은 이 사안을 조사할 권한도 없었던 것이 확인됐습니다.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우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다섯 명이 숨진 곡성 산사태에 대해
합동수사본부까지 꾸려 수사한 경찰의 판단은 인재였습니다.

두 달여에 걸쳐
토목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경찰청의 자문 등을 구한 결과
인근의 국도 확장 공사 관계자들이
안전 조치를 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었습니다.

* 이주홍/ 곡성 산사태 피해 주민 유족
"인재가 되면 거기에 관련된 분들은 다 돌아가신 분들이 무슨 죄가 있었겠습니까."

하지만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이로부터 8개월 뒤
돌연 '시한부 기소 중지' 결정을 내립니다.

피의자들이 책임을 완강히 부인해
전문 기관의 감정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재판에 넘기는 절차를 잠시 멈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검찰이 감정을 맡긴 곳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전남동부지사.

최근 이 기관은 검찰에 감정 요청에 대한 두 문장의 회신을 보냈는데 내용은 황당했습니다.

해당 기관은 산업재해로 노동자가 사망한 사건을 조사하는 곳으로
이 사안의 경우 주민이 숨진 것이어서 조사가 어렵다는 내용이었습니다.

*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전남동부지사 관계자/ (음성변조)
"아무 관련도 없는데 저희 쪽에 광주지검에서 말씀대로 잘못 보낸 것이잖아요. 잘못 보낸 문서잖아요."

결국 회신 내용이 전달된 지난 4월 수사는 재개됐고,
검찰이 감정을 의뢰한 기관으로부터
'조사 불가' 입장을 전달받은데만 무려 열달이 걸린 셈이 됐습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중대재해 전문성이 있는 해당 기관 관계자와 충분한 상담을 했다면서 담당 검사들이
감정 조사의 진척 상황을 살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조사를 신속히 진행해 사안을 종결시킬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MBC 취재가 시작되고 검찰은 2년 만에 부랴부랴
사건을 담당한 곡성경찰서에 보완 수사를 위한 현장 설명을 요청했습니다.

* 곡성경찰서 관계자/ (음성변조)
"검찰에서 전화왔어요. 자기들이 현장 확인 나가는데 와서 설명을 해달라고 그러더라고요."

하루 아침에 주민 다섯 명이 숨진 산사태에 대한
검찰의 조사가 갑작스럽게 중단되고
재판에도 넘겨지지 못한 원인이
담당 업무도 아닌 곳에 감정을 의뢰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검찰이 제대로 수사할 의지가 있었는 지,
사건에 손을 놓은 채 허송세월만 보낸 것은 아닌 지,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게된 유족들은
울분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우종훈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뉴스팀 사회담당
"뻔하게 말하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