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리포트) 장애인 여성 아이낳고 싶어도...


(앵커)

임신과 출산은 몸이 건강한 여성들도 쉽지 않은 일이죠. 장애인 여성은 당연히 더 힘듭니다.

실제로 애를 낳는 여성 장애인이 백명 중 한명밖에 안될 정도로 출산률이 매우 낮습니다.

가족도 말리고, 심지어 의사마저 아이를 지우라고 권하는 슬픈 현실, 김인정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기자)

뇌성마비 1급이라 몸을 제대로 가누기 힘든 장 모씨.

함께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남편과 연애 결혼을 해 임신에 성공했지만 산부인과 검진대에 오르는 일부터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인터뷰)장 모씨/ 뇌성마비 1급 장애/
"침대에 올라가는데 누군가 도와줘야해서 (힘들었어요)"

여성 활동보조 도우미가 따라간다해도 임신으로 불어난 몸을 들어 일반 검진대에 올려주는 건 힘든 일.

몸이 불편해도 쉽게 올라갈 수 있는 장애인 전용 검진대를 갖춘 산부인과는 전국에 불과 두 곳뿐입니다.

(인터뷰)이 모씨/ 하반신 마비 장애/
"너무 부족해요. 그리고 열악해요. 장애인 화장실도 없었어요."

그런데 병원비는 비장애인의 두 배가 듭니다.

많은 여성 장애인이 조산기에 시달리는데다 고위험 분만군으로 분류돼 검사가 많아섭니다.

(인터뷰)장 모씨/ 뇌성마비 1급 장애/
"(조산기 있어서)병원에 한 달동안 입원했어요." 기자: 입원해서 낳으셨어요? "예"

병원 가는 건 어떨까.

휠체어를 쓰는 장애인의 경우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해야 하지만 임신부를 따로 배려하지는 않다 보니
진료시간 놓쳐도, 응급상황이 와도 대처가 안 됩니다.

(인터뷰)이 모씨/ 하반신 마비 장애 /
"(장애인 콜택시 안 잡혀서) 조산기가 있는 상태에서 전동 휠체어를 타고 (산부인과에) 왔다 갔다 했어요."
더구나 이렇게 애써서 아기를 낳은 뒤엔 장애인 산후조리를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 없어건강을 해치기까지 합니다.

(인터뷰)장 모씨/ 뇌성마비 1급 장애/
"자궁이 수축이 되어야 하는데 (움직이지 못하니 수축이 늦어져) 그게 좀 힘들었어요."

하지만 무엇보다 힘든 건 엄마가 되고 싶은 마음을 짓밟는 주변의 편견입니다.

장애아를 낳지 않을까, 못 키우지 않을까 지레 걱정해 아무 이상 없는 뱃속 생명을 없애라는 말까지 듣습니다.

(인터뷰)진 모씨/ 지체장애 2급 장애/
"의사 선생님이 지우래요.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죽고 싶었어요."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근 5년 동안 가임기 장애여성 22만명 가운데 단 1%를 조금 넘는 2천 8백명만 출산했습니다.

100명 중 한 명 꼴입니다.

MBC뉴스 김인정입니다.
광주MBC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