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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걸음 더] 집중취재

(시사본색 정면응시)광주가 '아파트중심도시' 된 사연 1편

(앵커)
복잡한 이슈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시간, 정면응시입니다.

이번주부터는 정면응시에서는 광주의 아파트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뤄보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난개발의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 또 해결책은 없는지 따져보겠습니다. 김철원 기자 나와있습니다.

김기자, 어떤 이야기부터 시작할까요?

(기자)

네. 광주 지역의 아파트 문제인데, 아파트를 둘러싼 여러 문제와 갈등들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광주 지역에 아파트 공급과 또 가격, 이게 어떤 문제점을 안고 있는지를 취재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광주 지역에 아파트가 유독 많은데, 그 문제부터 먼저 준비된 화면보고 이야기해보시지요.

리포트 1------------------------------------------------------------------

광주 도심에 자리한 중앙공원입니다.

위치도 광주 한 가운데 있는데다 면적만 243만 제곱미터로 광주지역 공원 가운데 가장 커서 지역의 허파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정병은 (광주시 치평동)
"산책로가 잘 돼 있잖아요. 전에 비해서. 그리고 나이먹은 사람들이 걷기가 좋고"

얼마전 광주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우여곡절 끝에 중앙공원 1지구 심의 안건을 통과시키면서 이 곳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계획이 확정됐습니다.

최고층 27층짜리 아파트 40개 동이 오는 2024년쯤 들어설 예정인데 아파트는 공원 전체면적의 8%를 차지하게 됩니다.

민간공원 아파트사업은 일종의 차선책 개념의 공익사업입니다.

시민들을 위한 공원을 지키기 위해 사유지를 광주시가 세금을 동원해 사들여야 했지만 사들일 자금이 없어 이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보니

민간사업자로 하여금 공원 면적의 10%~20% 가량을 아파트를 짓게 해 수익을 어느 정도 보장해주고 나머지 면적은 이 사업자들로 하여금 사들이게 해 시민을 위한 휴식공간을 지키는 방식을
취한 겁니다.

이런 식의 민간공원 아파트는 광주시내 9개 공원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오는 2024년까지 모두 1만 3천여 세대의 민간공원아파트가 광주에 들어서게 됩니다.

(녹취)김종효 광주시 행정부시장(2021년 4월 12일)
"우리시는 지난해 7월 1일 도시공원 일몰제를 앞두고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24개소에 대한 실시계획 인가고시를 6월에 모두 완료하여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24개를 모두 지켜냈습니다. 특히 우리 시의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공원면적 비율이 90.3%로 전국 지자체중 가장 높고..."

광주에는 민간공원아파트 말고도 다양한 형태, 여러 종류의 아파트들이 곳곳에서 세워지고 있거나 계획되고 있습니다.

광주 계림2구역에서 아파트가 그 키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기존의 단독주택과 저층의 상가를 없애고 그 자리에 대규모 아파트를 짓는 재개발 사업이 33곳에서 진행되고 있고 지어진 지 오래된 아파트를 헐고 새 아파트를 건설하는 재건축 사업이 13곳 등 광주의 재개발 재건축만 더해서 모두 46곳에서 아파트 건설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민간건설사들이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아파트 사업도 상당한데 광주전남연구원에 따르면 앞으로 10년 동안 광주지역에 추가로 지어질 아파트 공급량은 적게는 11만 4천호에서 많게는 17만 2천호로 예상됩니다.

(인터뷰)나강열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광주지역 주택공급) 범위를 잡아본 것이고요. 수요를 거기에 대입하면 시나리오 '가'와 수요에 대한 차이 시나리오 '나와' 수요의 차이, 이런 것들에 따라서 수요와 공급을 우리가 관리하거나 제어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측면에서 공급량을 추정해봤습니다"

문제는 광주에 이미 아파트가 포화상태라는 겁니다.

10년 도 훨씬 전에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었고 2년 전인 2019년 광주의 주택보급률은 107%에 달했는데 지금은 그보다 더 높아졌을 걸로 추정됩니다.

현재 광주에서만 공사중인 아파트 수는 2만 7천세대에 이릅니다.

재개발, 재건축 과정에서 없어지는 주택도 물론 있지만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 규모가 압도적으로 많아서 2030년쯤 광주의 주택보급률은 12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터뷰)정현윤 광주시 주택정책과장
"현재 광주에서 추진되고 있는 다양한 주택 사업들 대규모 택지 개발 사업, 그 다음에 민간 공원 사업 또 재개발, 재건축, 지역주택조합 등의 물량을 검토한 결과, 향후 10년 간 약 14만호가 공급될 것으로 저희가 추정을 하고 있고요. 수요는 저희가 한 6만호 정도로 추정을 하고 있고, 그런 것들을 대비해서 저희가 주택보급률을 추정했었을 때 2030년경에는 한 120%에 도달할 것으로 저희가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

게다가 광주는 아파트 비율이 유독 높은 도시이기도 합니다.

주거형태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67%로 광주시민 세명 중 2명은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이 같은 비율은 전국에서 세종시 다음으로 높은 수준인데 앞으로 10년간 현재 세대수의 1/3에 육박하는 아파트들이 공급된다고 하면 광주 도심의 아파트 밀집 현상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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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네, 지금도 시민의 3분의 2는 아파트에 사는데, 앞으로도 아파트가 계속 많이 지어질 거라는 이야기군요?


(기자)

네. 시청자 여러분도 뉴스를 통해서 보셨겠지만, 광주에 도심에 위치한 대규모 공장이 이전하는 곳들이 있습니다.

챔피언스필드 옆에 있는 임동에 일신방직, 전남방직이 그리고요. 이건 이미 땅이 매매가 됐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금호타이어가 광주 송정역 뒤에 있는 공장 부지를 빛그린산단으로 이전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여기도 아마 도심 개발에 따른 아파트가 들어설 것이라고 예상이 되고 있고요.

또 광주 군공항과 민간 공항이 있습니다. 이게 이전이 추진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게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만약에 공항부지가 이전을 하게 되면 여기에 또 다른 어떤 신도심이 또 개발이 될 텐데, 여기에도 아마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지 않을까, 그렇게 가정을 하고 앞으로 10년 내에 아까 17만호까지 공급이 된다고 예상을 했지 않습니까?

아직 확정되지 않은 이런 계획들까지 계산에 넣는다면 17만호 이상 20만호까지도 10년 동안 공급이 되지 않을까, 이렇게 예상됩니다.

(앵커)

아파트 사는 비율이 이제 전국적으로는 세종이 가장 높고, 그 다음에 광주인데 세종은 신도시니까 이해가 됩니다만, 광주는 왜 이렇게 아파트 비중이 높은 것입니까?

(기자)

신도심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아파트가 주로 세워졌고, 또 여러 가지 거기에는 요인들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여러 취재 과정에서 만난 여러 전문가들에게 그 이유가 뭐냐고 물었는데, 저는 이 이야기가 조금 설득력있게 들렸습니다.

광주에 산업 기반이 취약하고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다 보니까 건설사들이 아파트를 많이 세워서 건설 경기를 일으켰고, 지역 경제가 거기에 의존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지역에 많이 아파트가 세워진 게 아닌가, 그런 분석이 있었습니다.

(앵커)

앞서 보니까 광주 주택보급률이 107%라고 했는데, 그러면 전세나 월세 말고 내집가지고 있는 사람들, 내집에 사는 사람들의 비율은 얼마나 됩니까?

(기자)

61%입니다. 광주 시민에서 광주 시민들 중에서 자기 집에 살고 있는 사람은 6명이고, 4명은 전세나 월세를 주고 남의 집에서 살고 있다는 것인데, 주택보급률이 107%이지 않습니까?

남는 주택이 7%에 달한다는 이 이야기, 이 괴리는 집 없는 사람이 상당히 많은데, 그거는 그만큼 또 한 가구에서 다주택을 소유한 사람도, 집 없는들만큼이나 많다. 이런 것을 뜻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다주택자가 오늘은 여기에서 살고, 내일은 저기에서 살고 이런 것 아니니까 결국은 거주보다는 투기나 투자 목적이라고 봐야겠군요?

(기자)

광주 지역에서 아파트가 주거 공간으로 인식이 되다가 최근 몇 년 사이에 이게 자기 자본, 자산 증식의 수단으로 인식되는 그런 현상이 조금 확산되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그만큼 아파트 가격이 오르기 때문인데요.

한국 부동산원에서 아파트 주택 가격 매매 동향을 주간, 한 주에 한 번씩 발표를 하는데, 지난 7월 초부터 지난달 초까지 55주 연속 광주 지역 주택 매매 가격이 연속해서 상승했습니다. 단 한 번도 떨어지지 않고요.

인구는 줄어드는데, 이렇게 아파트 공급이 계속해서 가능하게 되는 이런 구조,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계속해서 준비한 화면 보고 이야기하시지요.

리포트2 -------------------------------------------------------------------------------------

지난 2017년 지어진 "무등산 아이파크"아파트입니다.

이번에 철거건물 붕괴 참사가 일어난 학동4구역 바로 옆에 지어진 아파트로 35층 이상으로는 광주에서 최초로 지어진 아파트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이 아파트의 84제곱미터, 일명 33평짜리 아파트의 현재 시세는 8억원에서 8억 5천만원을 오르내립니다.

(인터뷰)부동산 관계자(음성변조)
"(무등산 아이파크 아파트) 33평인데 8억 5천만원에 거래됐다고 해서 일률적으로 8억 5천은 아니고 여기가 방향에 따라서 타입에 따라서 1억 정도 (매매가가) 차이는 있어요."

입주 당시인 2017년 3억 5천만원에서 4년만에 두 배 넘게 올랐고 분양 당시인 2014년 2억 5천만원에 비해서는 세배 넘게 올랐습니다.

무등산 아이파크 아파트는 학동3구역에서 2007년부터 추진된 재개발사업이었습니다.

7년 사이 분양가의 세배가 넘게 뛰어오른 재개발 아파트의 이런 식의 성공은 광주지역 또다른 재개발아파트를 올리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구도심의 중심인 광주 동구에서 유독 아파트 중심의 재개발이 집중되고 있는데 올해 6월에 철거건물 붕괴사고가 일어난 학동4구역을 비롯해 동구에서만 14개 구역에서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치는 등 17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지난 6월의 학동 건물붕괴사고는 광주시민들을 비롯한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줬습니다.

공사비를 형편없는 수준으로 후려치는 하청과 재하청의 불법다단계 구조와 미국으로 도주한 문흥식 전 5.18 구속부상자회장 등 재개발사업 관계자들의 그릇된 욕심이 사고의 직간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공사업자들을 수사한 결과를 토대로 재판이 막 시작되는 단계입니다.

(녹취)2021년 8월 27일 광주MBC 뉴스데스크
"건물을 불법 철거해 17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두 사람은 1시간 정도 현장을 돌며 조사를 받았습니다."
* 학동 붕괴 참사 유가족/
"일을 정신차리고 했어야죠."

학동 4구역의 시공사는 3구역의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이고 재개발조합장 조종진 전 광주 동구의원은 3구역의 재개발 조합장이기도 했습니다.

무등산 아이파크 신화를 이어가겠다며 공사를 추진하다 대규모 인명피해라는 비극이 발생한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은 현재 철거공사가 중단된 상태.

이 곳 재개발 아파트의 입주권 시세는 어떨까? 일대 부동산 업자들에게 물었습니다.

(인터뷰)최완랑 공인중개사/
(기자):학동 4구역의 프리미엄이 어느 정도나 붙어 있습니까?
"확실한 건 누구도 몰라요. 거래한 당사자들끼리만 알지 그런데 추정하기로는 84제곱미터 기준으로 해서 (웃돈, 프리미엄이) 5억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는데..."

프리미엄, 줄여서 'P'라고 부르는 웃돈이 84제곱미터 일명 33평짜리 아파트 1채에 5억원까지 붙어 있다는 말입니다.

전용면적 84제곱미터의 조합원 분양가는 3억 1천6백만원, 여기에 웃돈 5억원을 더해 8억 2천만원 가량이 현재 학동4구역의 입주권 시세라는 겁니다.

통상 조합원 물건보다 1~2억원 높게 거래되는 일반인 분양가의 경우 1채당 10억원이 넘을 수도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지난 6월 철거건물 붕괴사고가 일어났지만 시세에는 영향이 거의 없다는 게 현장의 설명입니다.

(녹취)부동산 관계자(음성변조)/
"(건물붕괴) 사고 영향은 아무 것도 없다고요. 사고가 났다고 해서 매물을 갖고 계신 분들이 상담을 해서 흔들리거나 이런 것도 없고 매물이 나오지도 않고..."

비극은 비극이고 시세는 시세라는 건데 이처럼 아파트 분양권에 프리미엄을 얹어서 입주권을 사고파는 행태는 비단 광주 구도심 아파트만의 현상은 아닙니다.

예전에는 광주 남구 봉선동 일부 아파트에서 나타나던 행태가 이제는 신축아파트를 중심으로 광주 전역에서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입주권 거래가 거듭되면서 프리미엄에 프리미엄이 붙어 높아진 가격은 좀처럼 떨어질 줄 모릅니다.

(인터뷰)이건우 SRB 사랑방 전략기획센터장/
"분양사에서는 공급을 하고 공급사에서는 빨리 소진이 되는 게 먼저니까 그러다 보니까 투자자라든가 아파트에 대한 수요를 있는 분에게 빨리 빨리 댔던 부분이지요. 사실은 이분들이 그것을 구매해서 계속적으로 가격을 올린 부분도 있지요. 사고 팔고 하면서. 거기에서 갭 투자도 나왔었고 워낙 아파트 분양 시장 자체가 좋다 보니까 외지인도 들어와서 투자를 하게 됐었고 그런 바람이 불면서 광주도 상당히 가격이 계속적으로 올라갈 수 밖에 없던 그런 구조가 펼쳐졌던 것 같아요."

지역 건설사들이 아파트를 지을 때는 웃돈이 있어도 얼마 안됐는데 이른바 대기업 건설사들이 짓는 아파트들이 등장하면서 아파트들이 고층화되고 프리미엄도 학동4구역 처럼 5억원으로 치솟았다는 겁니다.

(인터뷰)이건우 SRB 사랑방 전략기획센터장/
"광주는 원래 저렴했었어요. 분양가도 저렴하고 그러니까 대부분의 지역에 있는 중견 건설사들이 적정한 금액에 공급을 했었고 아무래도 적정한 분양가가 됐다고 보는데, 최근에 전국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오르다 보니까 광주도 브랜드 건설사들이 들어오면서 분양가가 올라갈 수 밖에 없었고요. 아무래도 건설사도 마진이 있다 보니까 들어왔겠지요. 마진을(이익을) 보는 것은 고층이다. 아파트 층고 부분이 굉장히 높게 나오면서 세대 수는 많으니까 오히려 건설사 입장에서는 더 많은 분양 수익을 얻을 수 있겠지요. "

광주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아파트 개발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법적절차인 도시계획위원회의 현장 실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녹취)광주 도시계획위원/
"조정을 한 번 해보세요. 뭐 세대수를 털어내라는 것도 아니야 내 말은. 일조 맞춰주고. 여기는 아유 행복하죠. 여기는 불행하죠. 우리가 비싸게 돈 주고 들어오는데 서로 비슷하게 해줘야지"

(인터뷰)이명규 광주도시계획위원회 부위원장(광주대 교수)
"저희 도시계획위원회는 서류 심사로만 결정하는 게 아니고 현장에 가서 보다 세밀하게 사업지를 보면서 도시계획사안에 대해서 검토하고 분석하기 위해서 현장을 답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광주에서 가장 큰 규모의 민간공원 아파트를  추진하는 사업자는 광주에 아파트가 넘쳐난다지만 그래도 아파트를 다 팔 자신이 있어 보였습니다.

(인터뷰)이재현 빛고을중앙공원개발 상무
(기자)"광주가 아파트 비율이 높고 이미 포화상태잖습니까? 그런데 이게 사업성이 있다고 보세요? 광주에 이 아파트 사업을 하는게?"
"사람들이 살고 싶어하는 아파트는 부족하다는 것들이거든요. 그래서 도심공동화나 도시재생사업까지 정책적으로 뭐라 할 위치는 아닙니다만 어쨌든 공원사업에서 아파트를 지어서 신규 아파트를 공급을 하는 것이 공원 사업자체는 성사가능성이 있다고 저는 바라보고요. 누구나 다 지금 '숲세권' 아파트들을 선호하는 추세기 때문에 공원아파트는 분명 성공가능성이 있다고 저는 확신가지고 하겠습니다"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의 부동산 가격이 들썩여서 정부가 부동산 규제 정책을 구사해도 광주지역의 아파트가격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부터 55주 연속 상승이라는 기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광주의 이같은 부동산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인터뷰)박형기 공인중개사
"처음에는 그렇게 값이 올라가기에 이것이 일시적인 현상일 거다. 거품일 거다. 곧 다시 정상적으로 내려갈 거다. 이렇게 저희들이 예측을 했는데 웬걸 어림 택도 없다. 계속 막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남광주에 아이파크 아파트뿐만 아니라 그 뒤로 세워진 이렇게 건설된 모든 신축 아파트, 광주 지역에 모든 신축 아파트들이 다 막 값이 막 덩달아서 계속 지금 오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거의 뭐 2배 가까이, 2배 이상 다 올라가지고 거래가 지금 되고 있지요."

2008년 세계금융 위기의 시작은 미국의 부동산이었습니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미국의 금융사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했고 이 사태는 전세계는 물론 우리나라 더 깊이는 지역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역에서도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면서 건설사들이 잇따라 도산했습니다.

(지난기사)2009년 4월 3일 광주mbc 뉴스데스크 '부도 공포 급속 확산'/
회사를 살리려고 애쓰고 있지만 돈줄이 막혀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방안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00건설 관계자/
금융권에서 차입이 50억원 조금 더 되거든요. 못갚으면 1개월 후에는 그것도 어음 부도처리가 되는 거죠..

현재 광주의 아파트 시장이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가격이 결정되는 경제원리가 제대로 작동하는가에 대해서는 누구도 자신있게 이야기하기 힘듭니다.

(인터뷰)나강열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수요가 단순하게 거주에 대한 수요보다도 투자에 대한 수요가 그것을 완벽하게 제어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 주택가격이 어떻게 될까? 저는 저 자신도 모르겠어요"

언제 터질 줄 모르는 아파트 시장 가격 거품에 따른 지역경제의 충격도 걱정이지만 더 큰 문제는 지역의 부동산 시장에서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 아파트가 필요한 이들은 소위 영혼까지 끌어모아도 살 수 없을 정도로 가격이 오르고 있고 아파트를 주거공간이 아닌 투자수단으로 삼는 이들에게 불로소득이 쌓이는 현상이 광주에서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오주섭 광주경실련 사무처장/
"몇 년전만 하더라도 우리 광주가 전체적으로 어떤 부분보다도 집값이 조금 저렴했기 때문에 그래도 다른 데에 비해서 조금 더 살만 하다. 지역 내 어떤 생산 지수라든가 이런 거는 조금 낮아도 그렇게 생각이 됐는데, 지금은 이렇게 아파트 가격이 폭등을 해버리면서 지역민들이 심리적인 박탈감 그리고 지금 살고 있는 10년, 20년 살았던 아파트를 팔고 도저히 다른 데로 이사를 갈 수가 없는 이런 상황들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굉장히 심리적으로도 박탈감을 많이 느낀다고 봐야 됩니다."

최근 광주시의회가 실시한 시민 설문조사 결과는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시민들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광주에 아파트 공급을 확대해야 하냐는 질문에 50% 가까운 시민들이 반대했습니다

반대 이유로는 인구가 감소하면서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 가장 컸고, 아파트가 아닌 기존의 주택과 공간을 활용하는 도시재생이 더 낫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인터뷰)박미정 광주시의원/
"아파트는 지속적으로 공급이 될 것이고 광주시 인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으로 본다면 광주의 앞으로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우리가 그냥 통계상으로 봐도 이것은 전혀 맞지 않는 주택 공급이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다시 한 번 우리는 여기에서 전면적으로 검토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라는 것입니다. "

(앵커)수급조절 그리고 가격안정을 위해서라도 규제 정책들이 있지 않습니까? 광주 같은 경우에는 조정 대상 지역으로 지정되어있기도 하고요. 이런 것은 효과는 어떻습니까?

(기자) 대출을 까다롭게 하고 또 주택 매매에 따라 발생하는 세금을 많이 매기는 게 부동산 조정 지역의 규제내용인데요. 실제로 이 영향이 좀 있었습니다.

광주 지역에 작년 말에 부동산 조정 지역으로 지정이 됐었는데, 그로부터 6개월 동안 거래량을 보니까 그거를 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서 20% 가량이 감소했다고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은 올랐지요.

이것을 물량이 감소, 주택 거래 물량이 감소하다 보니까 공인중개사협회에서, 지역협회에서 이용섭 광주 시장에게 이것을 조금 규제를 풀어달라. 이런 요청을 했었고, 이용섭 시장도 지난 6월에 국토부에 건의를 했었지요.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국토부에서는 그 규제를 계속 유지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었지요.

실은 중앙정부의 정책도 물론 중요하겠습니다만, 지역자치단체,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중요함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아파트가 결국 세워지고 하는 어떤 인허가권을 지방정부가 쥐고 있기 때문인데요.

아파트 공급량은 얼마나 할 것인지, 장기적인 지역의 주거 정책은 어떻게 할 것인지가 지역자치단체에서 결정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내년에 지방선거가 있지 않습니까? 민선 8기가 들어설 예정인데, 그 입지자들은 광주 지역에 주거 정책 어떤 식으로 해야 될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야 될 것이고요. 유권자들도 지역 경제의 미래와 또 지역에 여러 가지 상황들을 고려해서 어떤 후보가 무슨 정책을 내는지 꼼꼼하게 유심히 지켜봐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다음 주에는 어떤 내용을 준비하고 있습니까?

(기자)

앞으로도 아파트 문제를, 광주 지역의 아파트 문제를 계속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광주는 아시아 문화 중심 도시지요. 그래서 그것을 보기 위해 외지인들, 외국인들이 광주를 많이 찾는데 아시아 문화 중심 도시를 찾았는데, 아파트만 빽빽한 그런 볼 것 없는 그런 곳이 되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서 인데요.

다음 주에는 아파트 고층화 문제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취재하고요. 그거를 억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나 견제 수단은 없는지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앵커)

네. 김기자, 수고했습니다. 윤근수의 시사본색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시청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끝)

김철원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뉴스팀장

"힘있는 자에게 엄정하게 힘없는 이에게 다정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