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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설치만 해놓고..6년 동안 방치된 '오월걸상

(앵커)
5·18 민주 열사를 추모하기 위한
목포역 앞 오월걸상이 
열악한 관리 속에 훼손이 심각합니다. 

6년 전 설치됐던 오월걸상은
사실상 이렇다 할 관리 주체도 없이
방치돼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986년 목포역 광장에서 
독재정권 타도와 민주화를 외치다 분신한 
고(故) 강상철 열사. 

고 강상철 열사를 추모하고 
5·18 민주화운동의 진상 규명을 위해
설치된 오월걸상의 상태는 처참했습니다.

걸상 외벽이 깨져 떨어져나간 것은 물론
시민들이 버린 쓰레기가 곳곳에 가득했습니다.

보름이 지난 뒤 현장을 다시 찾았지만
오월걸상의 상태는 변한 것이 없습니다.

훼손된 부위의 보수는 이루어진 것이 없고
여전히 주위에는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습니다.

수많은 시민들이 방치된 오월걸상을 
무관심 속에 지나치고 있습니다.

오월걸상은 물론 5·18 사적지 표지석까지 
현수막에 가려져 있습니다. 

* 주민
"정리정돈이 안 된 것도 있고 지금 양 쪽으로
나무가 있잖아요, 그리고 앞에 현수막이 
걸려있고 뒤에는 가림막이 있어가지고
누가 봐도 눈에 띄지 않을 것 같아요."

* 강희석/관광객
"뭐 기념물이라기보다는 그냥 구조물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시멘트로 돼 있고 특별히
형상이나 이런게 기념하기 위한 설명이
없어서 알아보기 힘들 것 같습니다."

깨져버린 오월걸상을 설치했던 주체는
인권연대의 오월걸상위원회.

하지만 설치만 했을 뿐
이후 모니터링과 관리 등의 책임은 없다며
사실상 손을 뗐습니다.  

* 인권연대 오월걸상위원회 관계자
"저희는 일종의 붐 조성을 하는 NGO 역할인거고요.
5·18 조형물이면 당연히 
전라남도나 목포시에서 관리를 해야죠."

결국 설치 주체가 아닌 기초자치단체에서
유지 관리는 물론 예산을 들인 보수까지 도맡게 된 상황.

MBC보도 이후 
목포시는 오월걸상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목포역 오월걸상의 관리 권한을 
넘겨달라고 요청했고

오월걸상이 설치된 지 6년이 다 돼서야
문서상 명확한 관리 주체가 생기게 됐습니다.

* 목포시 관계자
"인권연대 측에 공문을 발송해서 
관리 주체를 저희가 해도 되겠냐 물어봤고요.
예산은 저희가 지금 여유도 없을뿐더러..
저희 과에 공공운영비라든지 자투리로 쓸 수
있는 돈을 한 번 찾아보려고.."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이 어느덧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설치만 했을 뿐 어떤 관리도 없이 
방치돼 있었던 오월걸상이 
이제라도 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지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안준호입니다.


안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