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장애인들을 위한 교육시설이
공사 막바지에서 멈춰섰습니다.
장애인단체가 조달한 사업비를
도급자들이 중간에서 유용하면서
사업 자체가 중단된 건데요.
어떻게 이런일이 발생한 건지
최황지 기자가 [한걸음더] 들어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출입구가 나무판자로 굳게 막혔습니다.
내부로 들어와보니 아직 설치하지 못한
에어컨 설비가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공사에 참여한 인부들이 인건비를 받지 못했다며
10% 공정만 남겨두고 공사를 중단한 겁니다.
* 고명곤 / 인테리어 업자
"한 달째 일도 못 잡고 있고 그래도 제가 같이 일한 4명을 데리고
불러서 일을 한 사람들을... 그 사람들은 다 저도 마찬가지지만
다 힘들어,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사람들이에요."
여수의 한 장애인단체는
이 건물을 장애인교육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도급업체에게 사업비 2억원의 건물 리모델링을 맡겼습니다.
그러나 이 도급업체는 사업자로 행세하며
1억원 가까이 초과하는 공사비를
발주처와 상의없이 시공하고,
사업비 일부를 셀프 월급과 개인 대출 이자로 값는 등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제때 리모델링 공사는 이뤄지지 못했고
하지 않아도 될 배선, 배관 공사에 집중하느라
정작 장애인 편의시설은 갖추지 못했습니다.
설계도도 없이 공사가 이루어져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임에도 내부엔 엘리베이터가 없고,
외부엔 있는 오르막길은 급경사가 있어 위험해보입니다.
확인해보니,
이 도급업체는 사업자등록증도 없고,
건설 관련 자격면허도 없는 유령회사였습니다.
평소 잘 알고 지내 해당 도급업체에게
믿고 사업을 맡겼던 장애인단체는
시설을 완공도 못한채 사업비를 반납해야 하는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됐습니다.
* 김 모씨 / 장애인단체 대표
"사실은 저희가 이제 결과물이 안 나왔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2억 원을 다시 (후원업체에게)
환수해서 드려야 되는, 반납해야 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는 상황이죠."
도급업체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공사비 초과와 인건비 체불에 대해 책임을 느낀다며
장애인단체와 협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공사에 참여한 인부들은
인건비 체불과 관련해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한 상황이며
향후 결과를 토대로
법적 대응을 검토할 방침입니다.
MBC 뉴스 최황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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