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광주MBC는 5.18 판도라의 상자라고도 불리는
'체로키 파일'의 실제 작성자의 증언을
연속으로 보도해 드렸는데요.
미국의 전직 관료들을 찾아내
인터뷰를 진행했던 임지은 기자와 함께
궁금한 내용 몇 가지 더 살펴보겠습니다.
(질문1)
임 기자, 당시 광주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미국 전직 관료들의 진술이,
5.18의 진상을 밝힐 수 있는
핵심 단서가 될 수 있을까요?
(기자)
네 맞습니다. 미국의 비밀 문건들은
이미 은폐된 국내 기록과는 달리,
44년 전 광주 상황을 낱낱이
들여다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미국의 정보공개법에 따라
여전히 베일에 싸여진 부분이 많습니다.
체로키 파일의 대부분을 직접 작성했던
미 국무부 한국과장 로버트 리치씨와
당시 신군부의 군사 동향을 미국에 보고했던
DIA 서울 지부장 제임스 영 씨의 증언을 듣는 것이
진상규명 작업에 꼭 필요한 이유입니다.
(질문2)
그럼, 실제로 5.18 조사위가 밝혀내지 못한
핵심 쟁점과 관련해서, 유의미한 진술을 짚어보자면요.
(기자)
리치 전 한국과장이
발포 명령에 대해 언급한 대목입니다.
5월 21일 옛 전남도청 집단발포는
공수부대원들에게 총을 쏘게 명령한 자가
누구인지가 관건이죠.
지휘계통에 있었던 이희성 당시 계엄사령관도
말단 부대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했는데요.
당시 발언 한번 들어보시죠.
* 이희성/5.18 당시 계엄사령관 (1988.11.18. 국회 광주청문회)
"(어느 부대가 언제 어디에서 발포했는가) 그와 같은 세부사항은
제가 파악할 수 없는 조그만 말단 부대의 사건입니다."
리치 전 한국과장도 신군부가 펼친
이러한 주장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취재진의 질문에
21일 발포 명령의 최고위권자로
추정되는 인물을 '전두환'이라고
정확히 지목했습니다.
미국 행정부의 심장부인
국무부 전직 관료가 이런 판단을 내렸다는 건,
발포 명령에 관한 증언과 기록이
미국에 아직 많이 남아있다는 뜻이겠죠.
(질문3)
이렇게 핵심 증언들이 나오고 있는데,
5.18 조사위는 그동안 뭘 했던 겁니까?
(기자)
발포명령과 전두환과의 관계를 밝혀내겠다던
5.18 조사위의 해명은 황당했습니다.
핵심 인물들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굳이 별도의 조사가
필요 없다고 판단했다는 겁니다.
체로키 전문에 대부분을 관여했던
리치 전 한국과장이나,
기밀 해제가 필요한 국방정보를 알고 있는
DIA 제임스영 서울지부장을 만나서
증언과 기록을 수집하는 일은
사실 조사위가 이미 활동 기한 안에
끝냈어야 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조사위는 지난 2019년
자신을 미국의 군사정보관이라고 허위 주장했던
김용장 씨를 불러 조사하는 등
정작 중요한 인물들은 접촉하지 않고
헛심만 썼습니다.
(질문4)
이런 상황이라면, 진상규명 작업이
이대로 끝나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5.18 조사위가 밝혀내지 못했다고 해서
발포명령과 같은 핵심 사건들이 이렇게 묻혀서는 안되겠죠.
5.18과 관련해 아직 기밀 해제가 되지 않은
문서들을 추가로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국가적 차원의 노력도 절실합니다.
실제로 리치 전 과장과 인터뷰를 하던 도중,
5.18을 광주 시민들의 투쟁으로 인정하는
비밀 문건의 존재를 확인했고
이 문서에 대해 미국 국무부를 상대로
정보공개청구를 했습니다.
또, 당시 광주 상황과 관련해
미국 정부에서 만들어진 비밀 문건에 대해
지속적으로 취재해 볼 예정입니다.
(앵커)
네 임지은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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