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사고는 전형적인 후진국형 사고였습니다.
전문가들은 국내 시공사 순위 아홉번째인
현대산업개발의 연이은 사고는
이 기업의 도덕적 해이뿐만 아니라,
국내 건설현장 모두의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우종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공사가 한창이던 아파트 콘크리트 구조물이
마치 흙더미가 바스러지듯 아래로 쏟아집니다.
* 목격자
"(쾅!) 우매… 어떡해."
폭포처럼 쏟아져 내리는 잔해물이
고압 전선을 끊어 붉은 불꽃이 튀어오르고,
도심은 삽시간에 희뿌연 먼지로 뒤덮입니다.
* 강항순/ 광주 서구
“(잔해물이) 싹 쏟아져버린 것이야.
침대가 흔들렸어. 지진이 난 줄 알았지.”
높이 39층의 현대아이파크 아파트는
작업자들이 옥상에서 콘크리트를
거푸집에 붓는 타설 작업을 하던 중
건물 23층부터 38층까지
외벽과 바닥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사고의 여파로 주변 아파트와
상가 200여 세대에 전기가 끊겼습니다.
* 김기순 / 광주 서구
"무엇이 ‘펑'하고 소리가 나. 불이 다 꺼져버린 거야.
텔레비전도 꺼져버리고. 가스도 다 꺼져버리고.
그러니까 사람들이 막 난리, 막 뛰어내려."
공사장 바로 옆을 지난던 운전자는
지나온 직후 잔해가 쏟아져
간신히 화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공사 현장 주변 주민들은
이번 사고 이전에도
벽돌이나 잔해물이 떨어지는 등
위험한 순간이 반복됐지만
달라지는 것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 박지민 / 광주 서구
"벽돌이라든가 그런 것이 떨어질 수도 있겠구나.
한 번씩 이렇게 떨어지는 적도 있긴 했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떨어지겠구나 생각했는데."
현대산업개발의 국내 시공사 순위는 9위.
대형 건설사의 공사 현장이었지만
감리와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
참사라는 지적입니다.
* 송창영 / 광주대 건축학부 교수
"안전관리 계획이나 안전점검이나 구조 감리를 하면서
이것을 매의 눈으로 정말 눈을 부릅뜨고 확인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것들을 등한시 한 것이죠."
광주 학동 재개발 현장 붕괴 사고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또 다시 터진 대형 사고.
예견된 인재를 막지 못한 현대산업개발에 대해
비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