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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뉴스데스크

장관 만난 강제동원 피해자..소송 장기화 전망

(앵커)

광주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 이춘식 할아버지가
박진 외교부 장관을 만났습니다.

장관급 정부 관계자가 두 피해자를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피해자들은 일제 전범기업의 사죄가 먼저라는 입장을
말과 글을 통해 전달했습니다.

우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일제 미쓰비시 중공업에 강제 동원됐던 양금덕 할머니.

후생연금 탈퇴수당으로 99엔을 받았을 때도
대법원의 최종 배상 판결이 나왔을 때도
할머니는 사죄를 요구하는 일에 늘 앞장섰습니다.

* 양금덕/ 강제동원 피해자 (지난 2009년 12월)
"하루 속히 사죄하고 보상해놔라, 이놈아. 내 청춘을 돌려줘라, 이놈들아."

올해 아흔 넷의 양금덕 할머니가
광주를 찾은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손수 눌러쓴 편지를 전달했습니다.

'일본의 사죄가 없으면 죽어도 죽지 못한다',
'미쓰비시의 사죄가 아니면 받을 수 없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습니다.

달라진 건 고령의 나이탓에 눈에 띄게 악화되고 있는 건강뿐입니다.

* 양금덕/ 강제동원 피해자
"그만큼 우리가 압박 당했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그 힘을 내서 누구 못지않게 이겨야 합니다."

피해자와 면담하겠다며
광주로 온 박 장관을 포함해 정부 장관급 인사가
양금덕, 이춘식
두 명의 강제동원 피해자를 찾은 건 처음입니다.

정부의 무관심 속에
지난 2018년 잇따라 대법원 배상 판결에서 이긴
원고 14명 중 11명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 박진/ 외교부 장관
"강제징용에 고초를 겪으신 이춘식 어르신,
양금덕 어르신 두 분을 직접 만나 뵈니 저도 가슴이 많이 아픕니다."

피해자 단체는 정부의 행보와
광주 방문 시기를 두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정부가 피해자 측이 참여하지 않는 민관협의회를 이유로
사실상 판단을 늦춰달라는 의견을 대법원에 냈고,

이 의견서를 철회하겠다는 입장과 사죄 없이
한일 관계 악화만 걱정하고 있다는 겁니다.

* 이국언/ 일제강제동원 시민모임 이사장
"(광주 방문이) 보여주기식 쇼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만,
(정부가) 전혀 사과 한마디 없이 피해자 손을 잡는 것에 대해서는 매우 유감입니다."

다음주 대법원은 국내 자산을 팔아
양금덕 할머니에 배상할 수 없다는
미쓰비시 중공업의 재항고를 즉시 기각할지,
정식 심리에 들어갈지 결정해야 합니다.

또다른 피해자 김성주 할머니와 관련된 소송의
주심인 김재형 대법관이 판결을 미룬채
오늘(2) 퇴임하면서
심리는 장기화 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우종훈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시사팀 탐사*기획보도 담당

"뻔하게 말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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