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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충북] 무늬만 못난이 김치?..원산지도 해남산

(앵커)
김영환 충북지사는 1년 반 전에
수확을 포기한 배추를 활용한 
이른바 '못난이 김치'를 만들었습니다.

지역 농가를 도우면서
싼값에 국산 김치를 공급한다는 취지였는데, 
본래 취지가 지켜지고 있을까요?

MBC충북 김대웅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22년 12월, 충청북도가 처음 출시한
못난이 김치입니다.

수확을 마치고 밭에 남겨진 배추를 
싼값에 사들여 
못난이라고 이름을 붙이긴 했지만,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써서
값은 싸고 질이 좋은 김치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이디어를 낸 김영환 지사는 
중국산 김치를 대체할 것이라면서,
의병 운동이라는 표현까지 썼습니다.

* 김영환/충북지사(2022년 11월 30일)
"우리가 중국 김치를 몰아내고 우리 김치를 가지고
중국 김치를 대체하자는 김장 의병 운동이라고 이름 붙였는데"

못난이 김치가 첫 출시된 이후 
17개월간 판매량은 383톤.

충북 지역 5개 김치 업체가 
생산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어느 지역 배추를 사용해
김치를 
만들고 있는지 업체에 물었습니다.

* △△ 김치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배추가 저기 해남처럼 막 이렇게 나오는 게 아니잖아요.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그거는 감안을 좀 하셔야지.
지금은 해남 배추를 쓰죠. 쓸 수밖에 없죠 "

보통 충북에서 배추가 나오는 건 
겨울철엔 11월에서 2월까지,
여름철엔 6월에서 8월까지입니다.

이 때문에 김치 업계에서는
3월에서 5월까지는 
전남 해남 지역 배추를 쓰고,

9월과 10월에는
강원 고랭지 배추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고추와 마늘 같은 양념류도 마찬가지로,
가급적 지역 농산물을 권장하지만,
꼭 충북 농산물로 만드는 건 아닙니다.

못난이김치를 1년 내내 만드려다 보니
다른 지역 농산물을 가져다 쓸 수밖에 없습니다.

* 용미숙/충청북도 농식품유통과장
"어쩔 수 없이 도에서 생산이 안 될 때는 타지 배추를 사용해서라도
김치에 관련한 부분은 계속 육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보고요."

심지어 당초 취지처럼 팔리지 않은
일명 못난이 배추가 아니라,
그냥 일반 배추를 쓰고 있습니다.

* □□ 김치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일반 배추를 사용하고 사실 저희는 못난이 배추라고 해도
사실 원료는 저희가 사용하는 동일한 품질로 해서
사용을 다 했던 부분이고요."

일반 배추를 사용해 똑같이 만들면
가격 경쟁력이 있는지 인터넷 판매가를
제가 검색해 보겠습니다.

현재 못난이 김치 판매가는 10kg에 40,900원입니다.

100% 국내산 농산물을 사용했다는 
다른 김치는 33,990원,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100% 국내산 김치도
3만 6천 원대입니다.

유명한 대기업 국내산 김치들과 비교해도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았습니다.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못난이 김치는 국내산 김치 가운데
값이 싼 게 아니라 유통 업체가
프로모션을 잡아주지도 않는다"면서
"온라인 유통 시장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충청북도는 못난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으니
일단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 용미숙/충청북도 농식품유통과장
"어쩌다 못난이 김치라는 우리가 상표 등록도 했거든요.
그 브랜드 이름으로써 못난이 김치 사업을 하고 있는 거고요.
여기에서 좀 더 의미를 부여하면 유통 비용을
우리 도가 직접 마케팅해 주고"

유통업계에서는 '어쩌다 못난이' 브랜드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한 김치 업계 관계자는 
"정상적인 배추를 쓰는 데 질이 떨어진다는
오해가 생길 수 있어 적절치 않은 네이밍"이라고 말했고,

수출 업계 관계자는
"영어로 하면 어글리(ugly) 김치인데 어감이
좋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김 지사는 지난달 도의회에서,
"못난이 김치는 충북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됐다"면서, 
"만약 기업들이 마케팅을 했더라면 
아마 상장한다고 하지 않을까, 
그만큼 경쟁력과 인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MBC 뉴스 김대웅입니다.


김대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