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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걸음 더] 현장취재사회뉴스데스크광주MBC 단독 기사

[단독] 택배 차량에 '주차비 내라'..부담 떠안는 기사들

(앵커)

광주의 일부 대학에서
택배 기사들에게 주차 요금을 받고 있습니다.

별다른 회사의 지원이 없기 때문에
이 주차요금은 오롯이 택배기사들이 부담해야 하는데요.

배송시간을 줄이기 위한 과정에서
이용객들까지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이다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광주의 한 대학교 정문 앞.

택배 차량이 멈춰서더니
배달 기사가 뒷문을 열고 차량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배달할 물품을 바코드 인식기로
하나하나 읽어내기 시작합니다.

대학 안에 머무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정문 앞에서 분류 작업을 하는 겁니다.

30분 안에 물건을 모두 배달하지 못하면
정문 밖으로 빠져나갔다가 다시 학교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이 같은 일을 매일 반복하는 이유는
바로 주차 요금 때문입니다.

이 대학에서는 무료 주차가 가능한 30분이 지나면
모든 차량에 예외 없이 주차 요금이 부과됩니다.

* 진호성 / 택배 기사
"주차를 해놓거나 쉬러 들어오는 것도 아닌데,
일을 하러 들어오는 건데 고객들이 이쪽에서 물건을 시키셔가지고.
그런데 그것에 대한 요금을 저희한테 내라고 한다는 것 자체가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다 보니 택배 이용 고객들도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배송 시간을 줄이기위해 일부 택배 기사들이
물건을 건물 현관이나 택배실에 한꺼번에 내려두기도 하고,
배송이 지연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 문희원 /조선대학교 3학년
"책을 토요일에 시켰는데 택배가 일요일에 출발을 해서
월요일에 광주에 왔는데 목요일에 배송이 됐어요."

배달 기사들은 사비를 들여
1년에 12만원의 주차 정기권을 구입해왔지만
석달 전부터 주차 요금이 2배로 뛰어 부담이 커졌습니다.

개인 사업자라는 이유로 택배 회사나 대리점이
주차 요금을 지원해주지도 않아
한 건당 650원 안팎의 벌이로
주차 요금을 감당하기는 만만치 않습니다.

배달 기사들과 학생들의 민원을 받은
대학 측은 뒤늦게 해결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 김권수 / 조선대학교 총무관리부처장
"규정 개정도 필요한 부분도 있을 것이고,
산하 각 대학에 있는 택배 기사들이 어떻게 요금을 받고 있는지
저희들이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는 중이거든요.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요금 체계를 개선할 생각입니다.)"

차량의 종류나 이용 목적을 고려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부과되는 주차 요금,

택배 차량들은 오늘도 대학 정문 앞에 멈춰서거나
30분마다 나갔다 들어가는 일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다현입니다.

이다현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뉴스팀 사회*교육 담당

"안녕하세요. 이다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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