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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뉴스데스크

무등산 원효계곡 상가 추억 속으로

(앵커)
여름철 무등산 자락 원효 계곡은
도심에서 가까운 피서지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계곡 근처에는
닭백숙을 파는 식당들이 즐비했는 데,
올 여름이 지나면
이런 풍경이 역사속으로 사라집니다.

상가가 있던 자리는
국립공원 생태복원 작업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우종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무등산 초입의 원효 계곡을 따라 늘어선 50여 곳의 상가들.

지난 50여년간 시민 쉼터 역할을 했던 원효 계곡 식당들이 철거에 들어갑니다.

도로변 노후화 된 상가와 갓길 주차,
오폐수 방출이 문제로 지적되며 복원 사업이 추진돼 왔기 때문입니다.

계곡과 인접한 이곳 상가들에는 지금도 더위를 피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원효 계곡으로 가는 길목의 이 모습은 올해 여름이 마지막입니다.

* 조현섭/ 광주 동천동
"거시기(철거)한다니까 조금 아쉽기는 아쉽네요.
느닷없이 내년에 다시 와서 여기를 본다면 '오, 이렇게 생겼네' (할 것 같아요.)
저기 증심사가 그랬잖아요."

상가 중 일부는 철거가 완료된 곳도 있습니다.

이미 건물의 소유권은 환경부로 넘어갔는데,

수십년 동안 장사를 해온 점을 고려해
시민들이 몰리는 여름 성수기까지는 정상 영업이 가능합니다.

아직 모든 상가의 보상 절차가 끝난 건 아니지만,

상인들은 보상이 마무리되면
무등산 국립공원 밖 4만 7천 제곱미터 부지에 걸쳐
광주시가 조성중인 생태문화마을로
우선적으로 입주할 수 있습니다.

* 남인철/ 무등산번영회 총무
"큰 고민과 참 가슴이 아파요. 여기서 내려간다는 것이 몇 십 년 살았던 곳인데.
그런 마음이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정부에서 하는 정책 사업인데 우리가 안 갈 수도 없고."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는 오는 11월쯤 퇴거를 마무리하고
철거공사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설계를 진행할 예정인데,

자생종을 심어 최대한 자연 그대로 복원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진행되고
최소화 된 형태의 시설도 설치해
시민들에겐 즐길 거리도 제공한다는 계획입니다.

* 김영배/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 탐방시설과장
"광주 시민들이 오랫동안 이용하는 장소고 그리고 추억이 깃든 곳이기 때문에
일부는 살려서 이용 공간 측면도 고려할 예정입니다."

원효 계곡 인근 상가들이 추억 속으로 사라지게 되면서
시민들의 아쉬움과 자연 복원이라는 기대감이 교차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우종훈입니다.
우종훈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시사팀 탐사*기획보도 담당

"뻔하게 말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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