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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역사문화마을 양림동에선 무슨일이?

(앵커)

양림동이 관광지로 인기를 끌면서
마을의 터줏대감들은
되려 다른 곳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땅값과 임대료가
폭등했기 때문인데요..

근대 역사문화의 보고인 양림동이
제 모습을 지킬 수 있을까요?

이어서 송정근 기자입니다.

(기자)

양림동에서 20년 넘게 세탁소를 해 온
64살 노병돈 씨는 1년 6개월 전
근처의 다른 장소로
세탁소를 옮겨야 했습니다.

기존의 건물주가 임대료를
2배나 올려달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요구하는 임대료가
수입의 40%에 이르다 보니
노 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점포를
옮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인터뷰)노병돈/세탁소 운영
"세탁소를 할까 말까 그런 심정이었죠. 그래도 어쩌겠어요. 자식들과 같이 살려면 옮기고 또 해봐야지 힘을 내서..."

4년째 양림동에서 복사 가게를 하고 있는
허 모씨도 임차료 때문에
걱정이 이만 저만 아닙니다.

인근 대학생을 상대로 시작한 사업이
이제 좀 자리를 잡나 했는데
건물주가 35만원이었던 임차료를
3배 가까이 올려달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허시와 함께 양림동에서 장사를 하는
다른 상인들의 처지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인터뷰)허 모씨/양림동 복사가게 운영
"주위의 상인들이 다 그렇게 나가셨거든요. 주위에 친하던 상인들이 하나하나 찾아오시는 거예요. 너는 어떻게 됐냐 어떻게 됐냐 걱정된다는 식으로.."

양림동은 2,3년 전부터 펭귄마을 등
관광자원이 인기를 끌면서 관광객들이 몰렸고
도로변과 접해 있는 건물의 경우
건물 가격이 2배 가까이 오르면서
임대료도 올랐습니다.

오랫동안 터를 잡고 살아온 주민이나 상인들이
오르는 임대료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쫓겨나고 있습니다.

(인터뷰)서진원/공인중개사
"카페라든가 파스타라든가 그런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그런 업종들이 이 근처에 최근에 많이 생겨서 상권들이 좀 더 커졌고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동네도 좀 발전되고 집값이 올라가게 되고..."

풍요로운 근대 역사 유산을 보며
걷기 좋은 동네,
그리고 청년상인들과 중장년층이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이
독특한 정취를 자아냈던 광주 양림동.

마을의 터줏대감들이 떠나버린 양림동이
언제까지 역사문화마을의 명맥을 지킬 수 있을 지 궁금합니다.

MBC뉴스 송정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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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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