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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윤동주 시' 세상 밖으로‥정병욱 탄생 100년

(앵커)
우리말로 일본에 저항한
시인 윤동주의 시를 지킨 이가 있습니다.

그의 친구였던 백영 정병욱 선생이
광양 망덕포구 집에 보관했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유일하게 남아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는데요.

올해는 정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유민호 기자입니다.

(기자)
가을 햇살 아래,
아이들이 익숙한 시 소절을
한 문장씩 소리 내 따라 읽습니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현실을 피하지 않고
운명과 맞섰던
윤동주 시인의 '서시'입니다.

이 시가 세상 밖으로 나와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수 있게 된 건
1940년대 연희전문학교 시절을 함께한,
그의 벗이자, 후배였던 정병욱 선생 덕입니다.

윤동주는 직접 손으로 쓴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제본해,
지도교수와 정 선생에게 건넸습니다.

본인과 교수가 지녔던 시집은 사라지고,
정 선생이 학도병으로 끌려가면서
광양 망덕포구에 사는 어머니에게 맡긴 것만,
유일하게 남게 된 겁니다.

시집은 이곳 마루 밑 항아리에 명주 보자기에
싸인 채 엄혹한 시절을 견뎌냈습니다.

아호인 백영은 윤동주를 잊기 않기 위해
그의 시 '흰 그림자'에서 가져올 만큼
사이가 각별했습니다.

올해는 정 선생이 태어난 지
100년을 맞는 해로,
광양에서는 특별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 한다현 장형준 / 고흥 과역초등학교 5학년
"윤동주 시인과 정병욱 선생이 친했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저의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아요."

둘의 인연뿐 아니라
정 선생이 한국 문학에 남긴
학문적 성과도 조명합니다.

고전시가를 전공했고
특히 판소리 보존과 연구에 힘써,
민족 예술의 정수로 자리매김하는 데 공헌했습니다.

* 최상종 / 광양시 학예연구사
"우리 국어 교육에 있어 이전에는 문법과 지식을 전달하는 부분에서
문학이라든지, 작문으로 교육을 전환시키는 데 앞장서신 분이기도 합니다."

친구의 시를 세상에 알린 일을
평생의 보람과 자랑으로 삼은 정병욱 선생.

특별전은 이달 말까지 이어집니다.

MBC 뉴스 유민호입니다.

유민호
여수MBC 취재기자
광양경찰 광양교육청

"잘 듣겠습니다. 여수MBC 유민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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