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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뉴스데스크

'안전이 무너졌다'

(앵커)

올 한해,
국민의 안전이, 일상의 평온함이 얼마나 소중한 가치인지
일깨워주는 대형 사고가 이어졌습니다.

서울에서 벌어진 10.29 참사는
전국민을 슬픔에 잠기게 했고,
올해초 화정 아이파크 붕괴 참사는
광주를 또 다시 충격과 분노에 휩싸이게 했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세밑,
무엇이 원인이었고,
어떻게 달라졌는 지 우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준공을 앞둔 신축 아파트가 무너지고 도심은 삽시간에 먼지로 뒤덮였습니다.

* 목격자/ (2022.1.12. MBC 뉴스데스크)
"우매. 어떡해."

불안정한 현장 상황과 추위에
실종 작업자 여섯 명을 수습하는 데엔 한 달 가까이 걸렸습니다.

유가족들은 절망 속에서도 구조 대원들의 안전을 우선했습니다.

* 안정호 유가족 협의회 대표/ (2022.1.13. MBC 뉴스데스크)
"소방대원이라든지 누군가가 또 희생을 통해서, 내 가족 살리자고 다른 사람 희생해가지고 하지는 말아 달라."

시공사는 광주 학동 참사를 일으킨 현대산업개발.

불과 7개월 만의 일인데 역시 현장에 안전은 없었습니다.

공사 기간 단축을 위해 콘크리트 타설 무게를 지탱하는
속칭 '동바리'는 일찌감치 현장에서 철거됐습니다.

* 광주 화정 아이파크 공사 관계자/ (2022.1.18. MBC 뉴스데스크)
"콘크리트를 치기 전에 이거는 위로다가 빼가지고 다 반출을 했어요.
38층 지붕 층을 치고 나서 그 위로 올려다가 반출을 했다고요."

불법 구조 변경이 이뤄졌지만 관할 구청은 몰랐고,

* 광주 서구 관계자/ (2022.1.20. MBC 뉴스데스크)
<승인이나 이런 절차가 없었고 그랬던 것이죠?> "네."

작업자들은 불량 자재가 쓰여 사고를 예상했다지만 감리는 현장에 없었습니다.

* 광주 화정 아이파크 납품 골재채취장 전 직원/ (2022.1.21. MBC 뉴스데스크)
"이 모래 갖고는 언젠가는 이슈가 될 것이라고 예상을 다, 우리 업계에 계신 분들은 다 예견을 했어요."

책임을 다 하지 않는 건 참사 1년이 다 되어서도 마찬가집니다.

사고 직후 정몽규 회장이 사퇴했지만
현대산업개발은 재판에서 여전히 책임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국토부가 현대산업개발에 영업 정지 1년 또는 등록 말소를 해야 한다고 요청했지만
서울시는 처분을 하염없이 미루고 있습니다.

* 안정호 유가족 협의회 대표/
"우리가 발전, 개발 또 행복만 추구하는데 행복이라는 게 사람이 죽어버리면 (의미가) 없는 일 아닙니까.
사회적 죽음에 대한 예의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유가족들은 참사 1주기에 맞춰
안전을 기원하는 추모식을 열 예정입니다.

꽃다운 청년들의 목숨을 잃게한 10.29 참사로
전국민적인 아픔과 분노가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더 이상 이런 일이 없길 바라는 시민들의 바람은
연일 터지는 안전사고 탓에 절망과 한숨으로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우종훈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시사팀 탐사*기획보도 담당

"뻔하게 말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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