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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뉴스데스크

보육원 떠난 청년들의 잇단 죽음 .. 쓸쓸한 '홀로서기'의 현실

(앵커)
보육원에서 자라다 사회로 나와
'홀로서기'를 준비하던 청년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불과 엿새 전에도 보육원 출신의 청년이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세상을 등졌습니다.

임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광주의 한 아파트,

어제(24) 아침 21살 여성이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이 여성이 새벽 2시
자신의 아파트 고층으로 올라간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집에서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적힌
유서가 남아있었습니다.

* 이웃주민
"어렸을 때 보고 그 아가씨가 고아로 자랐어.
엄마가 없으니까. 짠해 죽겠어 아가씨가."

이 여성은 초등학교 5학년부터
집안 사정 때문에 보육원에 맡겨진 뒤
남동생과 함께 보호시설을 옮겨 다녔습니다.

그러다 성인이 되던 지난해 2월
보호시설에서 나왔는데
평소 앓던 우울증이 악화됐습니다.

며칠 전까지도 청소년 복지센터에서 상담을 받으며
우울증을 극복하려 애를 썼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보육원 관계자
"(상담사 선생님이) 전화 통화로 (아이한테) 얘기하신 거죠.
'절대 나쁜 생각 하면 안 된다'라고도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엿새 전에도 비극적인 선택이 있었습니다.

광주의 한 대학교 건물에서
20살 남자 대학생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9살 때부터 10년 동안 보육원 생활을 마치고
올해 초 대학생이 됐지만
생활고에 대한 부담이 컸습니다.

보육원을 퇴소하면서 받은
자립 정착금을 포함해
자신이 가진 7백만 원으로는

사회에서 '홀로서기'를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극도의 부담감을 주위에 호소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무관심 속에 십수년을 있다
갑자기 사회에 나온 보육원 출신 청년들은
심리적 괴리감과 절망에 빠져들기 쉽다고
분석합니다.

* 김성민 / 브라더스 키퍼 대표
"15년에서 20년 동안 방치되었다가 사회로 나온 아이들이
잘살기를 바라는 게 너무 욕심 아닌가요.
격려해 주고 응원해 주고 또 지지해주는 그런 지지 체계가 필요한 거죠."

현재 보육원에서 나와 자립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3개월간 10회 정도의 상담이
제공되고 있지만

보호 종료 청년 중 25%는 연락이 두절돼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거나 지원을
제공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MBC 뉴스 임지은입니다.


임지은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뉴스팀 사회*시민 담당

"아무도 보지 않을 때도 주목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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