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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뉴스데스크광주MBC 단독 기사

[단독]누가 세금으로 스마트 워치 샀을까

(앵커)
전남도청 행정 업무에 쓰라고 책정한
'사무관리비'라는 명목의 예산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예산으로 사들인 물품들을 확인해보니
스마트 워치나 모자, 명품 넥타이, 가정용 청소기 등으로
사적인 용도로 보이는 것들입니다.

사무용 비품 사라고 마련한 예산을
공무원들이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보시죠.

먼저 김진선 기자가 단독보도합니다.

(기자)
전남도청 감사관실입니다.

최근 국제협력관실 직원이
사무관리비를 사적용도로 썼다는
제보를 받고 감사에 나섰습니다.

* 전남도청 감사관실 관계자
"우리 내부적으로 제보도 있었고
지금 감사중에 있으니까..."

사무관리비는 전라남도가 매년 예산을
편성해 전남도청 전체 부서에 할당하는 돈

도청 공무원들은
전남도청 1층 매점에서 사무용 비품 등
소모품을 주로 구입하고 있습니다.

매점 운영은
전남도청 공무원노조가 하고 있습니다.

*  전남도청 직원
"손발 역할을 해주는 거죠. 일이 너무 바빠서
전화로 주문도 많이 하거든요."

매점에 구비되지 않은 물품들은
매점이 개설한 특정 인터넷쇼핑몰 계정을
이용해 구입이 이뤄지기도 합니다.

각 부서별 경리업무를 맡은 서무 담당자들이
쇼핑몰 아이디를 알고 있습니다.

전남도청 본청 12개 실국, 62개 과, 250개 팀에
서무담당자 1명씩이 지정된 걸 감안하면
1천2백여 명 도청 공무원 30%가 아이디를
공유하고 있는 셈입니다.

* 전남도청 00과 서무 담당자
"(구매할 수 있는)루트를 전임자 분이나
이렇게 얘기를 해주셨던 것 같아요."

서무 담당자가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아두면,
매점이 대신 결제하고,
매점이 수수료 명목의 웃돈을 얹어
각 부서에 청구하면 부서별 법인카드로
결제하는 구조입니다. [c/g]

매점의 수수료는 물품가액의 19% 수준.

세금으로 1만원짜리 물건을 사면서,
매점을 이용하며 11900원을 쓰는 꼴인데,
수수료는 전액 전남도청 공무원노조의
수입이 됩니다.

* 전남도청 공무원노조 관계자
"원하면 우리가 그런 방식으로도 사주는 거지
그게 뭐 매점 수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거나
그렇지는 않아요."

MBC에 제보된
매점의 인터넷쇼핑몰 구입 내역입니다.

사무실 슬리퍼, 여성용 모자,
여행용 가방, 경량 구스패딩조끼,
카드지갑이 눈에 띕니다.

무선이어폰, 명품 넥타이, 고급 서류가방,
태블릿PC, 스마트 워치 골프에디션,
심지어 백만 원 이상의 가정용 청소기도
구매했습니다.

이불, 손수건 세트, 남성용 여름 바지,
잡곡, 샤워용품, 차량용 방향제, 샴푸린스,
양념통, 홍삼 등 건강보조식품까지...

사무용 공동 비품보다는
사적 물품에 가까운 구매 내역이 수두룩합니다.

* 전남도청 직원
"개인 신발 이런 것은 아닌 것 같아요.
구두 이런 것은 누가 봐도 사무용품이
아니잖아요."

사무관리비 운영 지침은 소모성 물품구입비 등을
최대한 절감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전남도의 올해 예산은 10조 3천억여원,
이가운데 실국 과 팀별로 배정된 사무관리비 총액을
물었지만 전남도청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김진선입니다.
김진선
목포MBC 취재기자
전남도청, 강진군, 장흥군, 문화, 교육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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