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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뉴스데스크

지휘자 없이 혼자 근무.. 사업장 '묵묵부답'

(앵커)

20대 청년 노동자가
전자제품 공장에서 사고로 목숨을 잃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 청년은
사고를 당하기 전에 여러 차례 부상을 입었던 데다가,

사고 당시 혼자서 작업을 하고
초과 근무를 되풀이한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안전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데 대해
사업주 측은 이렇다할 해명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임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0대 청년이 전자제품 제조 공장에서
야간 작업을 하다 깔림 사고를 당한 장소입니다.

1.8톤의 철판 코일들이 겹겹이 쌓인 이 곳에서
20대 노동자는 나홀로 운반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전에 작업 계획서를 작성하고
현장에 작업 지휘자를 배치하는 등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사업장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 권오산 / 민주노총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노동안전보건부장
"이게 상당히 위험 작업이기 때문에 작업 계획서를 세우고
지휘자나 유도자가 있는 가운데 작업을 해야 하는데
단독 작업을 해온 게 가장 큰 문제였던 것 같고요."

부피가 크고 무거운 물체가 쓰러지면
인명사고로 직결될 수 있어,
운반을 감독할 별도 인력이 꼭 필요한 작업 여건입니다.

이 때문에 고용노동부 안전보건규칙에도 중량물을 취급할 경우
지휘자를 선정해 안전하게 작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 고용노동청 관계자 / 음성변조
"지휘자가 별도로 꼭 있어야 한다는 거죠. 이건 예외가 전혀 없어서.."
(지휘자는) 충분히 보면서 그 공간 안에 있어야죠."

숨지기 한 달 전엔,
주 6일 70시간씩 일을 하기도 했는데,

과로에 내몰렸던 흔적이
유족들이 확보한 근태일지에 남아있습니다.

정작 보수는 최저임금인 월 200만 원 남짓이었습니다. 

노동계와 시민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 재해가 더는 일어나지 않도록
사업장 측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 백예찬 /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 청년국장
"언제까지 기업의 이윤 때문에 소중하고 귀중한
소중한 청년의 생명을 이렇게 허망하게 보내야만 합니까"

청년 노동자가 사고를 당한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사업장 측은 이렇다할 해명조차 회피하면서
사고 이후 제품 납품 기일을 맞추기 위한
제작 장비 반출 조치만 서두른 것으로 알려져
유족들의 한숨이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임지은입니다.






임지은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뉴스팀 사회*시민 담당

"아무도 보지 않을 때도 주목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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