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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지역뉴스투데이

열악한 보건의료, 귀농*귀촌 포기 부추겨

양현승
(앵커)

코로나19 속에 농어촌에서 인생 2막을
꿈꾸는 도시민이 크게 줄었습니다.

도시민이 귀농과 귀어, 귀촌을
포기하게 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열악한 보건의료 환경입니다.

양현승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13년 남편과 함께
광주에서 완도 보길도로 귀어한 김희정 씨.

4명의 딸 중 막내가 특히 애틋합니다.

병원이 아닌 하늘에서 만났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3월, 갑작스러운 산통에
닥터헬기를 타고 육지로 이송되던 중
헬기 안에서 출산했던 딸이 17개월.

다시 생각해도 아찔했던 순간입니다.

* 김희정 / 전남닥터헬기 1호 출산
"그냥 길에서 낳을 것 같았어요 솔직히.
그런데 참고 참았어요 옆에서 힘주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안 주고 있는데 아기는 계속 나오려고 하다 보니까...
참고 참다가 하늘 위로 올라가니까 마음이 좀 놓였나봐요.
그래서 그렇게 낳게 된거예요"

공기 좋고, 인심 좋고, 일터도 있는
섬 생활이지만 자녀들이 아플 때면
곤혹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소아청소년과 대신 의원과 보건소에
기대야 하고, 육지 병원 진료는
하루가 꼬박 소요됩니다.

* 김희정 / 전남닥터헬기 1호 출산
"아이들 미래를 생각해서는 부족한 부분이 많아서
도시로 가야되나...이런 걱정도 많이 하고 있어요"

도시민이 농촌 하면 떠올리는 부정적인 모습 1번째는
미흡한 보건의료가 꼽힙니다.

도시민들이 귀농귀촌을 포기하는 첫번째 이유 역시
의료 환경의 불편함이었습니다.

2019년까지 낮은 소득, 농업에 대한
두려움이 귀농귀촌의 걸림돌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 속에 의료환경이 최대
걸림돌이 됐습니다.

* 나백주 박사/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거기에 살고 있는 지역 주민들이 똑같은 대한민국 국민이고
똑같은 세금을 내고 똑같은 건강 보험료를 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이 누리고 있는 의료 혜택을 한 번 봐보자 이거에요.
대한민국 평균에 휠씬 못미치는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걸 그냥 그대로 둘거냐"

수도권에서는 인구 과밀의 해법으로,
지역소멸을 우려하는 농어촌에서는
인구 유입의 열쇠로 꼽히는
귀농*귀어*귀촌 활성화.

최악의 보건의료 현실을 극복하지
못하면, 백약이 무효할 수 밖에 없습니다.

2006년 도시민 70%가 은퇴후 귀농귀촌을 꿈꿨지만,
지난해에는 40%대로 뚝 떨어졌습니다.

MBC뉴스 양현승입니다.
양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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