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스페셜[한걸음 더] 현장취재

(호우 피해) "선풍기라도 나왔으면"..'무더위와 전쟁'

(앵커)
연휴가 시작됐지만 광주*전남 주민들은
땡볕 아래서 수해 복구를 하느라 여념없습니다.

도움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지만
폭염에 작업의 속도는 더디기만 하고,

피해 입은 농작물은 더위에 썩는
속도가 빨라져 악취를 내뿜고 있습니다.

우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낮 최고 기온이 33도까지 치솟은
나주시 다시면의 수해 복구 현장.

햇빛 가리개를 쓴 채 폐기물을 옮기고
도로와 집을 쓸고 닦아보지만
내리쬐는 땡볕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갈길이 멀지만 폭염 경보가 내려진 무더위에
작업 속도는 더디기만 합니다.

(인터뷰) 나연순/ 나주시 다시면
"(자원봉사자들이) 땀 흘리고 다 해주시는데 우리가 만족하는 건 적고, (집에서) 오물은 계속 나올 거고 그렇죠. 농사는 다 이렇게 망가졌고."

연휴를 반납하고 집으로 내려온 가족과
공무원들의 도움이 이어지곤 있지만,

아직도 집이 침수되며 끊겼던
전기가 복구되지도 않아
선풍기조차 틀 수 없는 열악한 상황입니다.

(인터뷰) 김노래/ 나주시 다시면
"전기나 어떻게 얼른 해줬으면 좋겠어요. 전기가 들어가야 뭐 가깝게 해서 선풍기도 돌리고 하는데."

폭염으로 수해 복구가 걱정인건
과수 농가들도 마찬가집니다.

추석을 목표로 수확을 앞두고 있던
곡성군 멜론은 수해 피해를 입었습니다.

하우스 안은 밀려든 토사로 온통 누런 빛이고,

땅에 떨어진 멜론은 썩어버려
손만 갖다대면 순식간에 으스러집니다.

농민은 농사를 망쳤다는 사실보다
무더위에 썩으면 악취가 심한 멜론을
어떻게 처분해야 할지가 걱정입니다.

(인터뷰) 문명식/ 곡성군 곡성읍 (멜론 농가 주인)
"멜론 썩은 내는 유달리 냄새가 지독해서 맡질 못해요. 며칠 후면 이 하우스는 썩은 냄새가 나서 들어오지도 못해요."

광주*전남 전 지역에 내려진 폭염 특보가
연휴가 끝나는 오는 17일까진
계속될 걸로 전망되는 상황.

폭우가 지나간 자리에 찾아온
폭염은 바삐 수해 복구를 해야할
주민들의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우종훈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시사팀 탐사*기획보도 담당

"뻔하게 말하지 않겠습니다."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