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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뉴스데스크

사망사고 내도 작업은 계속.. 설비 반출 의혹

(앵커)
20대 청년 노동자가 사고로 목숨을 잃은
전자제품 공장에서
생산설비 일부가 다른 곳으로 반출됐다는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업체 측이 작업중지 명령으로
납품 기일을 맞추기가 어렵게 되자
노동 당국의 조치를 무력화시킨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임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형 화물차 한 대가 후진 하며
공장을 빠져나가려 합니다.

적재함에 고정된 생산 설비들도
함께 실려 나갑니다.

광주지방 노동청이 지난 8일,
노동자 사망 사고가 발생한 사업장에 대해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는데,

업체측이 미리 공장에 있던 제조 설비를
밖으로 옮기고 있는 것입니다.

설비가 옮겨진 또 다른 공장입니다.
사업장은 사고가 난 다음날 아침,
기존 공장의 설비를 몰래 반출해 분산시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공장 관계자 / 음성 변조
"우리 한 5개인가 왔어요."
(왜 여기로 온 거예요?)
"거기서 작업을 못하잖아요. 못하니까 외주 차 의뢰를 한 거죠."

반출된 설비는 부품을 납품받는 대기업이
특허를 보유하며 관리하는 핵심 장비 중 하나로,

프레스 기계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지
동일한 부품을 생산해낼 수 있는 상황입니다.

해당 사업장은 노동자 사망 사고 이후
부품 납품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부랴부랴 설비를 옮겨 작업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공장 관계자들이 속한 단체 메시지방에서는
공장 설비 반출을 암시하는 대화가 오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 류인근 /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 정책국장
"금형이 있어야지 제품을 만들어서 원청사에 납품할 수 있는데,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서 (가동 중인 것으로..)"

사업장은 반출 경위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작업중지 명령이 내려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조치한 것이고
작업량이 많아 외주를 맡긴 것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 사업장 관계자 / 음성변조
"(노동청이) 8일 (오후) 1시에 저희한테 중단 명령을 내리셨고요.
과부하 걸리면 다른 우리 업체로 뺀 경우도 있는데.."

한편,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CCTV를 통해 창고에 보관됐던 설비 일부가
밖으로 나가는 것을 확인했다며

노동자 사망사고 이후에 설비가 옮겨진 공장에도
사용 중지 명령을 추가로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해당 사업장 역시 관련 법 위반 사실이 드러날 경우
사법 처리가 가능한지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임지은입니다.



임지은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뉴스팀 사회*시민 담당

"아무도 보지 않을 때도 주목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