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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뉴스데스크

광주시 저상버스 도입.. 현실은 '예산 부족'

(앵커)
바뀐 시행령에 따라 올해부터는
오래된 시내버스를 바꾸려면
반드시 저상버스로 바꿔야 합니다.

그런데 광주에서는 바꿔야 할 시내버스 10대 가운데
두대는 바꾸지 못할 형편입니다.

무슨 사연인지 임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시장에서 장을 본 노인이 물건이 가득 실린 손수레를
시내버스에 실으려 애를 쓰고 있습니다.

버스 계단은 무거운 짐을 들고 올라야 하는
노인들에게 큰 걸림돌입니다.

문턱이 낮은 저상버스가 있으면 편하지만
자주 오지 않는 게 문제입니다.

* 김이례(76) / 광주 북구
"나이가 있으니까 다리가 좀 아파서 (짐을) 올리고 내리고 할 때 (불편해요.)
계단 있는 것보단 그냥 이렇게 한 번에 딱 갈 수 있으면 더 편해요."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은 더욱 불편합니다.

저상버스 한 대를 타기 위해선 최소 30분 이상 기다려야 합니다.

* 고명진 / 광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저상버스를 도입하겠다고 노력하고 있지만,
법정 대수에는 아직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이처럼 교통약자들이 다니기 편리하도록
올해부터 시내버스를 바꿀 때는
반드시 저상버스로 하는 시행령이 바뀌었습니다.

광주시내버스 999대 가운데 저상버스는 330대
나머지 2/3는 교체대상이 되는 일반버스입니다.

시내버스의 최대 사용 연한은 9년입니다.

사용 연한이 다 돼 저상버스로 교체해야 하는 일반버스는
올해만 모두 102대에 이르는데 이 중 22대는 내년으로 미뤄지게 됐습니다.

국비와 시비를 더해서 교체비용을 충당하도록 돼 있는데
국비는 준비가 돼 있는 반면에 광주시는 준비가 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광주시가 올해 저상버스 교체 예산으로 수립한 건
당초 필요하다고 본 예산 57억원 중 37억원에 불과합니다.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영과 광주도시철도 건설 등과 같은
다른 예산을 먼저 배정하느라 우선순위에서 밀렸다고 광주시는 해명하면서도
언젠가는 교체되지 않겠냐는 느긋한 입장입니다.

* 김광수 / 광주시 대중교통과장
"어느 한 해는 많고 어느 한 해에는 적고 그러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2030년도까지 가면 다 교체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리다 보면
사용 연한이 끝난 오래되고 불편한 시내버스를
타고 다녀야 하는 교통약자들의 불편도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MBC 뉴스 임지은입니다.




임지은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뉴스팀 사회*시민 담당

"아무도 보지 않을 때도 주목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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