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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인도 없는 농어촌 도로..위험천만 '보행주의보'

(앵커)
농어촌이 많은 전남 지역에서는
매년 보행자 사망 사고의 피해자 절반이
고령층이라고 하는데요.

인도도 제대로 마련돼있지 않은
도로가 많다보니 실제로 도로 옆 갓길을
걷던 어르신이 차에 치여 숨지는 등
사고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서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두운 밤, 농로 옆 갓길을 
걸어가는 한 70대 여성. 

갑자기 달리는 승합차 한 대가 
이 여성을 향해 돌진합니다. 

그 자리에서 숨진 여성은
인근 마을 주민으로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으로 가다 
사고를 당했습니다.

버스정류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 길을 지날 수 밖에 없지만,
인도가 없어 해당 갓길이 유일한 통로였습니다.

사고 차량 운전자는 여성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습니다. 

* 유족
"나이 드신 분들은 감을 못 잡잖아요.
뒤에서 
소리 나면 젊은 사람들은 소리라도 듣고
이렇게 한쪽으로 피하는데 
보행자 다니는 그런 게 있는 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굉장히 위험했어.."

사고 지점은 인근에 면사무소와 
노인복지회관 등이 모여있어 
평소에도 어르신들의 통행량이 많은 곳.  

인근 농공단지를 오가는 대형 차량들도 
보행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지자체에서도 이같은 위험성을 고려해
지난 2016년 인근 일부 구역을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하기도 했지만,
사고를 막지는 못했습니다.

노인보호구역이 끝나자 마자 
인도도 함께 사라져 어르신들은 
도로 갓길에서 위험한 보행을 하고 있습니다.

* 인근 주민
"그 동네 사람은 길이 거기밖에 없지..
농협 분소가 있어서 낮에도 농협에 가는 사람들하고..
차가 항상 조심할 수 밖에 
없어요. "

지난해 전남에서 이처럼 갓길을 걷다
차량에 치여 숨진 사람은 모두 6명,
전체 보행자 사망사고 가운데 10%가 넘습니다.

* 허준/도로교통공단 광주 전남지부 교수
"도심지에 비해서 보행 시설이나 그런 것들이
아무래도 미비할 거고요. 어두울 수 있어서
운전자가 인지하지 못 할 가능성도 높고요. 
흰색이나 반사 재질 가진 옷 착용하시고
보행을 하시라고.."

지방도를 관리하는 전라남도는
우선순위를 정해 보행자 안전을 위한
인도를 설치하고 있다는 입장.

하지만 지방도 전체 2천 700여km 가운데 
인도가 설치된 구간은 2%에 불과하고,

그나마 차량규제봉과 차선도색 등 
최소한의 안전시설 설치도 
민원이 있을 경우에만 추진되는 등  
농어촌 보행자 보호 대책은 
소극적이기만 합니다.

MBC뉴스 서일영입니다. 


#농어촌 #인도 #보행 #사고 #어르신

서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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