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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바닥에 엎드려 공부해요"..조손가정에 전한 '희망'

(앵커)
이혼이나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맡겨진 아이들이 있습니다.

가정형편이 어렵다보니 
이렇다할 책상도 없어 방바닥에 엎드려  
공부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어른들이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서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책상과 의자가 가득 실린 
트럭이 파출소 주차장에 멈춰섭니다. 

일사분란하게 맡은 물건을 
내리는 사람들은 경찰관들. 

인근 초등학교에서 사용하지 않는 책상을 기부받아
사용한 흔적을 지워내고 
꼼꼼히 닦아냅니다.

* 김창호 / 목포 상동파출소장 
"관내 저소득층이 많이 있다보니까 
애들이 땅바닥에서 공부하고 있는 것을 여러번 목격을 했거든요.
그래서 이런 애들 뭔가 저희들이 좀 도와줄수있는 방법이 뭐가있을까..."

잠시 후 도착한 곳은 외할머니가 
손녀 둘과 살고 있는 작은 아파트. 

비좁은 방에 책상을 둘 공간도, 
살 돈도 없다보니 실제로 바닥에 엎드리거나
베란다 문에 기댄 채 공부해왔던
자매는 신이 났습니다. 

"언니 학교 책상이다!! 와!!"

1년 전 이혼한 딸의 아이들을 맡게 되면서
가장 어려운 건 부족한 생활비지만, 
자라나는 손녀들의 공부 환경을 
마련해주지 못해 속상했던 할머니도 
한시름을 덜었습니다.

* 장 00 / 자매 할머니 
"(숙제) 덜 한 부분 집에 와서 하는데 자기들끼리 그냥 해요.
그냥 옆에서 봐주기만 
하고 있지 요즘 아기들 못따라가겠대요.."

같은 이유로 6년 전부터
딸의 삼남매를 키우고 있는 이웃 김 할머니 집에도 
책상 2개가 배달됐습니다.

"막둥이가 좋아하겠네 
(이걸로 조절도 할 수 있어서..)"

하루 동안 이 지역 14개 가구,
스무명의 어린이가 책상을 선물받았습니다. 

이 가운데 35%인 다섯가구가 
18세 이하 손자녀와 64세 이상 조부모로 
구성된 조손가정으로 관심이 필요한 상황.

* 김 00 / 3남매 할머니
"다들 부모님 손잡고 놀러가는데 
우리 손주들은 그런거 본 적이 없어요.  
그게 제일 아프죠.. "

목포시의 동별 평균 수급자수 5백여 명의 
3배가 넘는 기초생활수급자가 집중 거주하는 
지역이다보니 신고 출동 과정에서 이같은
어려움을 여러차례 목격했던 경찰관들.

주민과 학교 등을 찾아다니며
아이들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은 어른들 덕분에
아이들은 더 큰 꿈을 꾸게 됐습니다.

"서랍에도 책 많이 채워넣고 공부 열심히 할꺼에요. "

MBC 뉴스 서일영입니다. 

서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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