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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리포트)장가네 식당이 문 닫는 이유, 임금체불에 무너지는 서민의 삶

◀ANC▶
오늘 광주MBC 뉴스는 임금체불 문제로 시작합니다.

1년에 두 번, 설과 추석 때만 되면 임금체불 문제가 등장하죠.

정부는 단속을 한다는데 임금체불은 왜 끊이지 않는지...현실과 대안을 생각해보는 연속보도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한 건설현장의 사례를 중심으로 임금 체불이 서민들의 삶을 어떻게 망가뜨리고 있는지 들여다보겠습니다.

김인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VCR▶

테이블 네 개가 전부인 <장가네 식당>은
62살 장금숙 씨의 모든 것입니다.

1년 전, 식당 옆에 아파트 공사현장이
들어섰을 때만해도 금숙씨는
신바람이 났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8월부터 공사업체에서
밥값을 못 받으면서부터 악몽이 시작됐습니다.

외상값은 못 받았는데 밥을 안 주면
욕을 하고
의자를 발로 차는 인부들도 있었습니다.

금숙 씨는 부족한 돈을 카드로 계산했고,
카드빚을 막으려고 사채까지 끌어다 썼습니다.

금숙 씨는 사채를 갚으려면 가게를 내놔야하고,
그러면 자기 인생은 끝장이라고 생각합니다.

◀INT▶
장금숙/ 장가네 식당 주인
"이 가게 할 때 아파트 전세 내놔서 했는데 그 전셋돈 다 까먹고 이 사람들이 돈을 안 주니까밖으로 나앉게 생겼어요. 올 데 갈 데도 없어요. 이게 진짜 기가 막혀요."

(화면 전환)

이 <장가네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공사 현장에서 일했던 편무승 씨는 자신이
"거짓말쟁이 아빠"라고 자책합니다.

뼈빠지게 일하고도 못 받은 석 달치 월급
6백만원은 고 3 수험생 딸의
대학 등록금이었습니다.

결국 딸은 수능 시험을 포기했습니다.

◀INT▶
편무승/ 임금체불 근로자
"수능 보기 전에 계획된 날, 돈이 나왔어야 하는데 돈이 안 나오니까.. 수능 보는 날 자기 친구들은 시험보는데 자기는 시험도 못 보고, 달래서 저녁 한 끼를 못 먹은 것이 아버지로서 제일 가슴이 아프죠. "

이 공사장에서 허드렛일을 했던
김 할머니의 삶도
체불임금 때문에 망가졌습니다.

일을 하다 다쳤지만
월급 못 받을까 눈치가 보여
산재 얘기는 입밖에도 못 꺼냈고
결국 수술할 정도로 병이 커졌습니다.

어머니 병원비를 대느라
자식들은 적금을 깼고 대출을 받았습니다.

◀INT▶
민 모 씨/ 김 모 씨 아들
"임금 제대로 받고 다니셨으면 며칠 쉬시면서 제대로 병원치료 받고.. 처음은 발목 접지른 걸로 시작했거든요. 그때 간단하게 치료받고 제대로 치료 했으면 이렇게까지 왔겠습니까? "

이 공사현장에서 일한 9명의 근로자가
임금 4천만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임금 체불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한 아버지의 딸과 한 어머니의 아들의 삶까지,
한 가정과 지역사회의 전체를
도미노처럼 망가뜨리고 있었습니다.

MBC뉴스 김인정입니다.

◀END▶
광주MBC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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