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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은 '피난청'..더위 피해 옮긴다?

◀ANC▶
이렇게 도심 열섬현상이 심해지면서
기상청의 관측 자료가
시민들의 체감 기온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상청은 자꾸만
관측장비를 시원한 곳으로만 옮기고 있습니다.

이어서 김인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VCR▶

광주 풍암동에 있는 자동기상관측장비, AWS가
오늘 측정한 최고 기온은 28.2 도입니다.

(C.G) 광주의 다른 지점에 있는 장비로
측정한 온도 가운데 가장 높고,
기상청 공식온도보다도 0.6도 높습니다.

1년 평균을 봐도 다른 곳보다 높습니다.

(스탠드업)
기상관측장비 바로 뒤에서 저렇게
실외기 바람이 나오는 모습이 보이실텐데요.
이렇게 건물이 장비를 둘러싸듯이 들어서면서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게 기상청 설명입니다

◀INT▶
한형욱 주무관/ 광주지방기상청
"일단 주변 건물은 롯데마트에서 실외기에서 나오는 열기와 나무 때문에 바람길이 막히는 현상이 있어서 다른 지역보다 기온값이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기상청은 올가을 4천만원을 들여 풍암동 AWS를
근처 공원으로 옮기기로 했습니다.

건물이나 나무가 없고,
자연잔디만 깔린 탁 트인 곳으로 하라는
국제 권고 기준에 맞추겠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런 장소에서 측정할 경우,
시민이 체감하는 기온과는 더욱 멀어집니다.

◀INT▶
최지현 사무국장/광주환경운동연합
"실제로 시민들이 체감하고, 정말 광주를 대표하는 실제 온도가 측정되는 곳으로 입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았을 때는 이에 대한 대응이나 준비가 취약해질 수 있기 때문에.."

AWS로 측정하는 온도는 그나마 보조자료지만,
지역의 대표 기온을 측정하는
관측소 위치를 옮긴 경우도 있습니다.

그동안 '대프리카'라며 더운 지역으로
악명을 떨쳐왔던 대구는 최근 기상청을
강 옆으로 옮기며 기온이 떨어졌습니다.

올해 폭염이 기승을 부렸는데도 기록상으로는
예전보다 기온이 낮게 나왔는데,
실제로 신 기상청에서 잰 온도는
구 기상청보다 평균 1도 가량 낮습니다.

◀ANC▶
강성규 예보팀장/ 대구기상지청
"신암동(구 기상청)에 비해서 효목동 (신 기상청)이 약간 낮은 값을 나타냅니다만 전체적인 기후변화값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그동안 더위를 물리치려고 대구가
녹지 조성 등 많은 노력을 했지만,
관측장소 이전으로 인한 착시 효과가
전부 정책의 성과처럼 비춰질 우려도 있습니다.

국제 기준에 맞춘다며
더위를 피해 관측지점을 옮기는
'피난청'이 발표하는 자료가,
시민들이 체감하는 더위와
갈수록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MBC뉴스 김인정입니다.

◀END▶
김인정
광주MBC 취재기자
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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