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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뉴스데스크

범인 도망가는데... 바라만 본 경찰

(앵커)

파출소에 잡혀온 지명수배자가
경찰이 뻔히 보는 앞에서 달아났습니다.

당시 촬영된 CCTV 화면을 보면
범인은 수갑을 차지 않은 상태였고,
뒤쫓던 경찰은
추격을 포기한 채 되돌아왔습니다.

범인이 결국 다시 잡히긴 했지만
주민들은 불안에 떨어야만 했습니다.

임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캄캄한 골목길을 한 남성이 빠른 속도로 뛰어옵니다.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이 남성, 담벼락을 넘어 달아납니다.

뒤이어 경찰관 한 명이 이 남성의 뒤를 따라오더니
머뭇대다 쫓아가길 포기한 듯 결국 다시 돌아갑니다.

경찰관은 남성이 도주한 방향을 보고 한참을 서 있기만 합니다.

오늘(27) 새벽 광주 한 파출소에 붙잡혀 온 30대가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남성은 파출소 밖에서 흡연을 하던 도중 경찰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그대로 도주했습니다.”

연인과 다투던 중 여성을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파출소로 붙잡혀 온 지 불과 한 시간 만에 벌어진 일입니다.

붙잡고보니 이 남성은 사기와 음주운전 등 혐의로
2년 전 지명수배 돼 있던 신분이었습니다.

도주 직전 이 남성은 면담을 신청한 지인들과 대화 중이었고
경찰관 한 명만 입회한 상태였습니다.

* 광주 광산경찰서 OO 파출소 관계자/ (음성변조)
"돌아다니다가 담배 하나 피우다가 그랬어요. 밖에서 있다가 우측으로 도망갔어..."

피의자를 관리하는 경찰의 대처는 미흡했습니다.

경찰 '물리력 행사에 관한 기준'에 따르면
피의자가 도주할때 경찰은 신체적 물리력을 행사할 수 있고,
도주 우려가 있을 경우 수갑을 채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경찰은 이런 기준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파출소 경찰관들은 남성이 도주한 뒤
한 시간이 지나서야 상급관서에 보고하는 바람에
경찰력을 즉각 투입할 수 없게 했고,

파출소로부터 도보로 6분 거리인
폭행피해 여성의 집에 경찰관을 배치하는 것도 30분이 지나서야 이뤄졌습니다.

*이정범/ 인근 상인
"그러다보니까 한 주민으로서는 어떤 범죄가 있어서 저런지.. 많이 좀 불안감이 있었고"

결국 이 남성은 도주 일곱시간여 만에
파출소로부터 1.9킬로미터 떨어진 지인의 집에서 붙잡혔습니다.

경찰은 이 남성을 폭행과 도주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해당 파출소 경찰관의 과실 여부를 따져 징계를 검토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임지은입니다.




임지은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뉴스팀 사회*시민 담당

"아무도 보지 않을 때도 주목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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